언덕밭 잡목 제거를 한참 하고 있는데
닭들이 야단야단...
쟈들 야단하는 소리는 늘 있던지라 무심히 뭔고 하며 하던 일 계속 했지.
일 대강 마치고 닭집에 올라가 문을 열려고 하는데
큰 새 한 마리 문 울타리 철망을 뜯어제치고 내 머리 위로 날아가...
저놈봐라~
닭장 안을 보니 암탉 한 마리 죽어 널부러져있고 옆구리쪽 뜯어먹던 흔적이...
한참 사냥해서 얌냠 먹다가 후다다 달아난...
나머지 닭들은 저 안쪽 구석탱이에서 쫄아있고...
아까 소리날 때 와볼걸...
쟈들 시끄러운 건 늘상 있는 일이라 무심했지 뭐...
문짝 철망을 이리저리 보수하고
닭 몇 마리인지 세어놓고
죽은 암탉 다리를 붙잡고 내려왔다.
이놈을 어째...
내 묵어야지 뭐~
병으로 죽었거나 죽은지 오래되었으면 땅에 묻어주겠지만
이건 사냥당해 죽은거니까...
닭집 단속해놓고 닭알 9개랑 죽은 암탉 한 마리 들고내려왔다.
들통에 물을 끓여 털 뽑고 내장 뜯어내고 등등...
하이고야 내일 낳을 알도 들앉았네...
노란 알들이 옹기종기 있더만...
저 솔개 매 황조롱이 부엉이 올빼미 등등 뭔지 간에...
언뜻 볼 적엔 날개 무늬가 얼룩덜룩하더만...
꽤 컸어...
닭을 다 잡아놓고 나서는데 또 닭들이 야단야단하는 소리가 들려
서둘러 올라가보니
세상에나...
아까 그놈이 보수헤놓은 문짝 위에 올라앉아있어.
산녀를 보고 후딱 날라갔지만
저놈 지가 사냥해서 먹다남은 닭 아까워서 다시 온 모냥일세...
근데 문틈을 죄 막아놨으니 들어가진 못하고...
틈을 노리고 있는데 산녀가 들이닥친거여...
저놈이 이때껏 병아리 8마리를 죄 잡아먹었구나싶네...
중병아리는 작으니 부리로 물고 날아가 안전한데 가서 얌냠 먹었겠지.
중병아리 다 잡아묵고 나니 큰닭은 커서 잡아갈 수도 없고
그 자리에서 먹어치워야하니 좀 곤란했으려나...
그러니 산녀한테 들켰지!!!
그간 족제비 소행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군...
들락거리는 쥐들은 사료나 훔쳐먹었겠고...
에혀...
오늘은 늦었고
내일은 닭집 문을 열어주지 말아야겠네!!!
하늘을 죄 막을 수도 없고... 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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