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머슴이 필요하다...

산골통신 2020. 1. 30. 12:00

 

 

 

 

 

산골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이 뭐냐 물으신다면...

힘좋은 머슴 이라고 답하겠슈...

나무꾼도 있고 도시장정들 도시처자들 가끔 와서 일 도와주지만

산녀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일 잘하는 머슴이요!!!

울집 나무꾼도 일 잘 하지마는 바깥일이 너무 바빠 정작 집일할 시간이 너무 없어

시간날때 몰아치며 일하느라 산녀가 힘들어 나가떨어질판...

월급 머슴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수입이 별로 없는 산골살이에 월급머슴이라니 당치도 않지...

 

서양에는 정원사라는 직종이 당연하게 존재하고

비록 속모를 직업귀천 따지는 일은 있겠지만 직업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에 참 부러웠더랬다.

책으로 영화로 드라마 등등으로 접한 가정부와 정원사...그들의 존재는 산녀에겐 오래전부터 큰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전집 64권이 있는데

그 중 마플할매를 가장 좋아한다.

그 할매는 하루에 한번 들르는 가정부와 정원사 등의 도움으로 미혼이자 독거노인으로 살면서도 아무런 불편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

아 물론 어느정도 수입원이 있기에 그러하겠지... 그건 당연하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등장하는 평범한 또는 귀족들의 가정에는 가정부와 더불어 정원사의 존재가 늘 있다.

출퇴근하거나 상주하거나...

 

소설 중 도시에서 시골로 온 한 여자는 이웃 농장이나 텃밭 정원에서 일을 하며 아이를 혼자 키우기도 한다.

정원사라는 이름으로...

 

우리네 한국같이 외노자같은 그런 존재가 아니라 어엿한 정원사라는 이름으로...

그게 현대가 아니라 이미 근대의 모습이었다는 것이 더더욱 부러운...

 

산녀는 그런 정원사가 필요하다!!!

한국식의 머슴이 아닌...

아 물론 힘좋고 일 잘하는 머슴은 절대 사양은 안 하겠지만~ ㅋ

 

오늘도 톱 들고 낫들고 산밭으로 나무 전지하러 왔다.

세 그루 해치우고 좀 쉬자 싶어

솔숲 아래 평상에 앉아 이 글을 치고 있다.

 

해가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따뜻했다 추웠다 아주 난리다...

 

이 수천 평 산밭을 어찌 가꿀까...

궁리가 많다...

 

사진은 그제 베어넘긴 뽕나무들과 칡덩굴 등등이고

마지막으로 삶아낼 시레기로 대보름에 먹고 나눌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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