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마치 봄이 온듯...

산골통신 2020. 1. 23. 10:31

 

 

 

 

 

 

 

 

 

 

 

 

 

 

아침

늘 하던대로 한 바퀴 돈다.

밤새 비가 조금 온듯 땅이 젖어있고 들냥이 물그릇에 얼음은 안 얼었다.

주전자는 안 들고 정짓간에서 나온 음식물찌꺼기들을 담은 통을 들고 닭집에 올라간다.

 

닭들은 한바가지씩 주는 사료에는 관심이 없고 음식물 찌꺼기에만 우르르 몰려든다.

거기에 더 맛난 것이 있나보네.

 

사라진 중닭 두 마리는 여전히 안 뵈고... 흔적도 없다.

쥐구멍은 여기저기 나있는데 갸들은 샤료나 훔쳐먹지 닭은 못 건드릴텐데...

 

봉덕이와 아기냥이들은 이제 제법 컸다.

셋이 얼마나 잘 노는지 보고있으면 시간 잘 간다.

봉덕이가 6개월 아기냥이들이 4개월~ 아직 아기티는 덜 벗었다.

아기냥이 중 삼색이가 자꾸 무릎위로 올라와 논다. 노랭이는 가까이 안 오는데 삼색이 얘는 참 희한하다.

글 치고 있는 지금도 무릎 위에 지맘대로 올라와 그루밍하고 있다.

 

봉덕이는 마당 온데사방 구멍 파서 지 먹을 것 숨겨놓느라 바쁘고~

지나가는 사람들 단속하느라 분주하다.

지딴엔 사람 구분해가며 짖는데 그 구분 조건이 뭔지 참 궁금하다.

 

오늘은 날이 참...

봄비 내린 아침같은...

 

텃밭 비닐하우스 안 온상에는 식구들이 잘 살고 있더라.

캐지않고 둔 냉이들은 꽃을 피우고...

잘라먹은 대파가 또 자라올라오고

춥지않은 겨울날씨 덕분에 연수반들도 잘 견디고 있고

아기범부채는 식구를 많이 불려놨고

구와꼬리풀도 두툼해졌고

쟤 이름이 뭔지 또 까묵었는데 씨앗이 떨어져 막 올라오고 있다.

매발톱 잎도 안 얼어죽고 돋아나고

진달래 촉도 내밀었다.

당귀잎도 나오고

상추는 계속 뜯어먹어도 잘 자란다.

 

쌀뜻물이랑 이런저런 정짓간에서 나오는 구정물들 받아놨다가 한 바가지씩 고랑고랑에 부어준다.

 

텃밭을 한바퀴 돌면서 마치 봄이 와서 땅을 들여다보고있는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날이 이래도 되나...

 

월동시금치가 다닥다닥 자라고 있고

쪽파가 겨울잠을 자고 있다.

밭 가장자리로 심은 이런저런 꽃들과 나무들도 무탈하게 살고있고

성급한 상사화가 촉을 내밀었다가 어느날 추위에 얼어 살짝 찌그러져있고

꽃무릇은 지금이 제철이라 잎이 참 푸르르다.

 

봄이 오면 이런저런 일 할 생각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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