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않은 불상사는 언제나 느닷없이 일어난다.
며칠전 아궁이 불을 때고 있는데
뭔가가 조르르 조르르 이동하는 무언가가...
눈으로 따라가보니 골방쥐 두어 마리가 아궁이에서 겨나와 대피 중...
이놈들아... 거기가 어디라고 터를 잡고 살고있냐 그래...
그새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 냅뒀는데
주변엔 고양이들도 득실거리고 개도 한 마리 있는데 참 니들 용케도 살아간다... 그 틈에서...
오늘 아궁이 앞에서 군불 지피고 있는데
한참 때고 있는 중 뭐가 후다다... 푸다다... 소리가 나...
뭔고 아궁이 안을 딜다보니 아 글씨 골방쥐보다는 더 큰 쥐 한 마리가 필사의 탈출을 감행...
털은 다 탔는지 어쨌는지 시커멓고 얼른 집게로 집어다가 바깥 목련나무 뒤 덤불 밑에 놓아줬다.
배가 불룩한 걸 봐서는 새끼를 밴듯...
언제적인가 한창 불을 때고 있는 와중에 고양이 한 마리 아궁이 안에서 뛰쳐나와 산녀하고 정면으로 박치기 했었더랬다.
하이구야... 못산다...
불 안 땔때는 아궁이를 단디 막아놓고 있는데 어찌 들어가는지 쟈들도 참 신기혀...
산골에 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도시인들에게 하면 기절을 한다.
이렇게 사는 지 이십여 년 되어가는데...
이젠 좀 심상한지 아니면 지쳤는지 맴이 좀 그렇고 그렇다.
문득 어떤 배우의 인터뷰 글이 하나 생각난다.
"삶이 왜 이렇게 힘들까요?"
상담자가 말하길
당신의 인생이 꼭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왜 당신의 삶이 꼭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당신의 삶이 꼭 행복해야한다고 정해진 건 아니잖아요."
맞다. 내 삶이 행복해야만한다고
또 불행해야만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인간은 행복이 당연히 와야하는데 안 온다고 야단이다...
아마도 인간만이 그러하지 않을까?!
어제오늘은 참말이지 자잘한 생각들이 많은 하루하루였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뭔가를 꾸준히 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러면 되었지 무얼 더 바라고 또 바라냐...
그러니 지치지...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철엔 정짓간에서... (0) | 2020.01.22 |
---|---|
아우~ 연기땜시~~~ (0) | 2020.01.19 |
건망증일까... (0) | 2020.01.17 |
청국장 성공! (0) | 2020.01.12 |
드뎌 메주 (0) | 2020.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