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인가... 그런가...

산골통신 2020. 1. 27. 13:52

 

 

 

 

 

마치 꽃샘추위같은 설 연휴를 보내고

밤새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날밤을 새고난 아침...

 

눈꺼풀은 사정없이 무거워지고

몸은 마치 좀비처럼 흐느적흐느적...

 

어제 막둥이 군 면회를 갔다가 무심코 마신 바닐라라떼...

저 음료 이름에서 느껴지듯 커피라고 전혀 자각을 하지 못한채

멍청하게도 머그잔에 담긴 그 많은 커피를 다 마셔버렸다...

이건 건망증이라고도 볼 수 없는거여...

커피를 시켜놓고 커피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마신다는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여?! 제정신인겨?!

 

커피 한잔이라도 마시면 이밤의 끝을 부여잡고 날밤을 새야하는 체질인데

그걸 홀라당 까묵고 ㅠㅠㅠ

 

그리고 밤새 잠이 안 와 뒤척거리며 왜 잠이 안 오는겨 하며 푸념은 왜 한겨?!

아침이 되어서야 아이가 말해준...

엄마 어제 커피 마셨잖유...

잉?' 내가 언제 커피를 마셔?!

그게 커피였어 커피였구나 세상에 어쩌면 그리 무심하게 커피를 시켜놓고 아무 생각없이 마시고

잠이 왜 안 오냐고 푸념을 해댔으니...

이 돌머리 정신나간 머리를 우째야 할까...

 

고로 시방 날밤 깐 그 상태로 비몽사몽 좀비가 되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러다 못 버티고 후딱 쓰러져 정신없이 자겠지... 에고데고~

 

일손 있는 연휴에 맞춰 청국장 띄운거 다 찧어서 소분냉동해놓았다.

지난번보다 더 구수하게 진하게 띄워졌다.

살짝 수분이 모자라 말라버린 부분만 빼고는 다 잘되었다.

두루두루 나눠줄 곳에 넉넉히 보낼 수 있어 엄청 기쁘다!!!

 

이제 남은 일은 메주를 잘 띄워 말려서 메주가루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고추장을 개지.

찹쌀방아를 찧어 가루를 내야하고

엿질금을 사서 조청을 고아야 하고

소금은 간수 빼놓은 게 있고

고추장용 고추가루 넉넉하고

 

좋은 날 잡아서 항아리도 준비해놓자!!!

 

저 윗집 아흔 훨 넘으신 금동할매네 막내아들이 달걀좀 달라고 찾아왔다.

된장을 담는데 소금물 염도를 맞추는데 필요하다고

울집 닭들이 낳은 신선한 달걀이 생각났단다 ㅎㅎ

 

그래서 어제 낳은 알 10개를 줬다.

더 주고 싶어도 민폐라고 안 받아간다~

저노무 성질~ 뭐가 민폐여... 주는대로 가져다 할매 드리면 되지...

 

뭐 어쨌건간에 이제 금동할매가 된장을 못 담그시는구나... 싶네...

바깥출입을 여엉 안 하시던데...

이 작은 산골마을에 아흔 넘으신 분들이 제법 많다.

 

그냥 비몽사몽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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