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아... 황사...

산골통신 2007. 4. 2. 12:56

밭에 거름을 내야하는데

바람때문에 고개를 못 들겠다. 눈도 못 뜬다.

숨도 못 쉬겠다.

얼굴을 싸쥐고 걸어다녀야했다.

 

황사...

해마다 봄이면 쳐들어오는 불청객...

 

부옇다.

온통.

 

그럼에도 꽃들은 연신 피어대고 싹들은 쉼없이 밀고 올라온다.

 

산에... 생강나무꽃이 필대로 피었다.

참꽃이 흐드러지고...

매화향이 사람을 지긴다.

살구 자두꽃이 피려고 한다.

눈처럼 흩날리는 살구꽃을 떠올린다.

 

앵두나무꽃이 핀다.

눈부시다.

 

산도랑가에 참나리가 빽빽하게 올라온다.

소먹이덤불하고 찔레꽃덤불이 아무리 뒤덮어도 참나리는 끝내 살아남아

온여름내... 꽃을 피우더라.

그 도랑가 위쪽에서부터 울 밭까지 온통 참나리군락지?다.

 

찔레꽃은 어떻고...

그 밭에서 호미질하고 있노라면 찔레꽃향기에 숨막혀 질릴정도다.

 

이제 조팝꽃이 피어나면 어떨까...

황매화가 피어나면 또 어떨까...

 

이제 봄이다.

황사만 아니라면 좋을...

이 환경피해를 어따가 하소연해야할려나...

 

오늘 뱀새끼를 봤다.

고추밭 하우스에서 거름내려고 이것저것 치우고 있었는데...

지렁이인가... 싶어 무심코 보다가..

에구~ 이넘 뱀새끼네~

벌써 나왔나...

올해 들어 첨 보는 뱀이다.

 

작년까지만해도 뱀만 보면 못 죽여 방방 떴었는데...

가만 서서 지켜보기만 했다. 새끼라 발로 밟기만 해도 죽을거 같았는데...

맘이 좀 달라졌다. 왜인진 잘 모르겠다.

 

어제는 봄비 온 뒤끝 산으로 들로 헤집고 댕기다가 옷만 다 찢어먹었다.

벌써 몇벌째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튼튼한 옷감으로 된 옷을 입어야겠다.

산에 찔레꽃과 딸기덤불 망개덤불?이 너무 무성해서 낫을 들고 다니지 않으면

옷만 작살난다.

 

가을 산길하고 겨울 산길하고 또 다른 봄 산길...

온통 헤집고 다닐 만한 재미가 있다.

 

벌써 취나물이 돋는다.

솜방망이 순도 올라온다.

양지꽃도... 원추리도

할미꽃이 많이 없어졌다.

약초꾼들이 돌아댕기더니 그런가보다.

 

거름을 내려다가 바람이 너무 불어제껴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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