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어지간히 가물다.
냇가 물은 바닥에 붙어있고 도랑물은 말랐다.
모자리할 물은 자래갈라나...
산골사람들 논도 갈고 밭도 갈고 거름깔고 바뿌다.
감자도 심고 양파 풀도 뽑아주고
아직 철이 이르지만 날이 푹하니
바쁜 일 빨리 쳐버리려고 일을 부지런히 한다.
고추모종이 파랗게 자라올라오고 있드라.
마늘도 키가 많이 크고.
오늘 감자밭 맹글었다.
작년엔 감자 마이 안 묵었으니 올해는 마이 심지 마시더~
씨감자 한박스가 마을에 하나 있어 세집이 나눠 심기로 했다.
세고랑정도만 심을꺼다.
작년엔 심었으나 올해 안 심는 작물이 많아졌다.
해봤자 안 묵으니까. 넘쳐나서 다 버린단 말다.
도시엔 다 돈주고 사는거라지만 여그는 소하고 닭이 먹어치워야 한단말다.
할매 농사짓지 마시라고 다들 작당해서 매실을 밭마다 심어버렸다.
머 우리가 매실농사지어 떼돈벌자고 하는 노릇이 아니란 말다.
머 기왕하는거 잘되면 좋겠지만~
저 많은 나무에 매실 다닥다닥 열리면 뉘가 다 따서 처분하느냔 말야~ 난 안할껴~~
수근수근 매실과원 맹글기 작당한 사람들이 다 책임지겠지??? ㅋㅋㅋ
돈 관심많지만 좋아하진 않는다.
이건 중증이다.
조용히 살고프다. 사람많은데 안 좋아라하고 시끄러운거 안 좋아한다.
말 많은거 안 좋아하고 생각많은거 안 좋아한다.
그저 물 흐르듯이 조용히... 농사일하면서 살다가면 그뿐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죄는 지은대로 간다고...
조만간 그 끝이 보일것 같다.
안 쓰럽다.
그 모습이... 이제와서 안간힘을 쓰는 그 모습이...
그저 바라보고 있다.
손을 내밀면 안 잡아주진 않겠지만 먼저 손을 내밀진 않으리라...
원추리 싹이 잘라먹어도 좋을 정도로 자랐드라.
데쳐서 나물 무쳐먹을꺼나...
머구잎도 제법 올라왔다. 된장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좋지.
쑥부쟁이잎도 좋고~ 미역취도... 산마늘이 참 이쁘다.
두메부추가 막 자란다. 또 뜯어말려줘야 한다.
마당 매화가 피었다.
마당에...
자귀나무 두 그루와 석류나무 두 그루 목련 두 그루
목단 두 그루 황금주목 두 그루 황금송 한 그루
측백나무 여러 그루 심었다.
이러다 울집 울창한 숲이 되어버리는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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