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시 보면 이기 탈이다.
당췌 머를 알고 시작을 해야는데
아는건 집어치고 일단 일 저질러놓고 뎀비기부터 하니...
일이 뒤죽박죽이다. 매사가 그렇다.
그거 수습하느라 하루해가 짧다.
어제는 망할 포크레인 기사가 밭을 잘 골라주지도 않고
흙을 여기 한 바가지 저기 한바가지 퍼다부어놓고 꺼져버린 바람에...
귀먹은 욕을 수억 퍼붓고~
이 조신한 선녀가 말씨~ 입으로 내서 하는 욕은 잘 몬해도
속으로 하는 욕은 상상을 초월한다 말다... 이래뵈도 아는 욕이 얼맨데~
에라~ 우리가 일복이 많아 그런걸 우야노~ 우리가 해야지비...
쇠깔끼 들고 구루마끌고 온 식구가 나섰다.
봄 닥치기 전에 퇴비도 뿌려야 한다고 해서
왕유박 육십푸대를 유통센타에 사전주문해서 배달받았다.
돈은 외상이고~ 농협 조합원이 되니까 이런건 좋네그랴...
어린 나무 한 그루당 얼마씩~ 계산해서리~ 작은 바가지로 나무 주위에 살살 뿌려줬다.
구루마에 싣고 댕기면서 하는데~ 어찌나 바람은 불고자빠졌는지...
눈을 못 뜨겠다.
그래도 우야노~ 눈앞에 닥친 일 냅두고 돌아서는 건 못 하는데...
나무꾼은 위에서 선녀는 아래에서
얼라들은 돌을 일일이 주워내어 돌탑을 군데군데 맹글어놓는다.
돌이 있으면 풀 쳐내는데 지장이 많으니까.
돌탑 맹그는데 재미가 붙어 얼라들은 마냥 신났다.
꼬맹이는 누나 돌탑 망가뜨리기~ 누나 돌탑 돌 빼돌리기~ 등등..
장난이 넘 심하다.
아롱이도 데리고 와서 같이 뛰노는데... 참으로 보기 좋더라.
아롱이도 요새 같이 들일하는 데 따라댕기는 재미를 느꼈는지
일 나갈려고 폼을 잡으면 깽깽~ 깨갱깨갱~ 그런 야단도 없드라.
데리고 가달라고...
하루에 얼마씩이라도 돌밭을 정리해야지.
그대로 냅뒀다간 풀이라도 자라올라치면~ 풀뿌리땜에 흙 고르는 것하고 돌치우기가 곤란하다고...
관리기나 예취기 들어가기도 낭패고.
역시 일은 혼자 하는 것보다 두엇이 같이 하는 것이 낫드라.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뒷골밭 과원에도 퇴비를 뿌렸다.
얼라들과 나무꾼은 흙과 돌을 고르고
선녀가 퇴비를 일일이 댕기며 뿌렸다. 그래도 여그는 평지라 일하긴 좋네...
상다는 비탈밭이라 잘못 디뎠다간 구루마도 자빠지고 몸도 휘청대드라구...
과수원 과 자도 모르다가 일이 코앞에 닥치니 배워가면서 해내야한다.
이런저런 병충해약에 대해서도 배우고 쳐야하고
가장 시급한 전지하는 것도 배워서 해야한다.
헌데 아무리 전지한 나무를 바라봐도 당췌 모르겠다 말다...
밭농사할때 쓰던 농기구는 이제 쓸모가 없다.
전문 과수용 기구가 필요하다.
오늘 관리기하고 제초기를 알아봤는데...
그 동영상을 직접 보이~ 눈이 훽~ 돌아가드라.
이거 삽시다~~ 빚내서라도 삽시다~ ㅋㅋㅋ
이제 주먹구구식의 예전 방식의 농사는 통하지 않는다.
이젠 호미하고 삽갖고만 하는 건 싫다고라~~~
열심히 나무꾼 눈에 최신식 농기계를 뵈줘야 한다구~~ ㅋㅋㅋ
어쨌든 그나저나 어제 일 한 뒤끝에
식구들 고생했다고~
과메기랑 양미리랑 새우랑~
궈먹었다.
이 좋은 안주에 술이 빠질 수 있나~
하늘에서 떨어진 마가목열매로 담근 술을 꺼내~
기분 좋을 정도로만 마셨다.
이제 겨울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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