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봄비같다.
지금이 섣달 맞는겨?
세월이 거꾸로 가는거 아닌겨?
설 보름도 쇠기 전에 봄비부터 오면 우짜자는겨?
어제 볏짚 싹 갖고 왔다.
트럭 경운기 몽땅 동원해서리...
그래도 선태아빠가 고맙지... 도와달라고 하면 군소리없이 쪼차오신다.
덕분에 볏짚도 잘 걷고 상다에 올라갈 거름도 잘 내갔다.
어제 볏짚 못 갖고 왔으면 우짤뻔 했노~말이다...
이 비를 다 맞치면~ 또 몇날며칠 날 맑기만 기둘려야 하고.. 논 마르기만 학수고대 해얀다고~
또 트럭이고 경운기고 논 질게 되면 논에 못 들어간다고~~ ㅠㅠ
소마구를 넓혀지어서 볏짚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
해서 마구마구 쌓아무졌다.
첨부터 진을 잘 짜서 쌓아올리면 열댓마지기 볏짚도 다 들어간다는데~
걍 대충대충 쌓아올렸다. 워낙 넓으이...
웃논에 있던 볏짚은 물이 들어갔는가~ 마이 젖어있고 썩었드라.
짚단을 첨에 조박거릴때 넓게 잡아서 그런가싶다.
올 갈에는 좁게~ 진을 짜야겠다. 다 알아봤다.
넓게 진을 짤적엔 속에 짚단을 차개차개 잘 놓아야 한다더라~
초반에 진만 잘 짜면 아무리 높이 쌓아도 안 넘어간다나...
잿마당 짚가리는 엄청나게 크드라~ 마치 집 한채가 서 있는 것 같은...
한참 논에서 일하고 있는데 작은넘과 꼬맹이가 쿠키를 구웠다고
물이랑 갖고왔다. 이넘이 눈치는 빠르다.
새참을 미처 장만못했는데~ 일하기 바빠서 맘이 급해서...
얼라들은 논둑에서 미끄럼 타고 놀고~ 짚가리위에서 들고 뛰고 난리다.
이넘들~ 짚가리 망치지 말고 안 내려오낫!
저넘들이 짚가리 맹글어놓으면 죄다 올라가 뭉개놓는 바람에
소 짚단빼줄 적마다 할매한테 한소리 들어야 했었다.
올해는 아지트 딴디다 맹글어라~~~ 미리 당부씩이나 한다.
이렇게 비오기전 일을 마치고 나이~ 얼마나 맴이 개운한겨~
자글자글 끓는 구들장에 등때기 깔고 누워서 한잠 자고 일났더이
온몸이 개운타~
오늘은 무조건 쉬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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