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운날인데도
할매는 들깨모종 이틀째...
선녀는 땡땡이~
이건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정신력? 성의?
아니다.
체력쌈이다.
빼빼마른 체형의 할매와
한덩치하는 선녀의 지구력 인내심 쌈은 초반에 선녀가 손들어야한다.
푹푹찌는 염천에 참깨대궁들이 하늘을 향해 치켜서있는 그 사이사이
섶을 기어다니며 들깨모종을 한다는 것은
선녀에겐 고문이다.
까짓 들깨 안 묵고 말지...
새벽 4시경부터 일어나셔서 움직이는 할매의 하루는
어지간히 부지런한 사람은 따라가덜 못한다.
그래서 애시당초 따라갈 생각은 꿈도 안 꾼다.
내는 내대로 살기로 맘묵었다.
풀들은 하염없이 자라오르고~
산밑밭에는 풀들이 인간에게 KO승을 선언한지 오래...
얼렁 이 여름이 지나가기를 학수고대한다.
얼라들은 냇가에 갔다.
점심 비빔국수를 맛나게 해줬더이만
배불리 먹고 튕겨나갔다.
요새 애호박이 잘 달리는 철이라
애호박 하나 따오고
오이덩굴 헤집어서 오이몇개 따오고
고추밭에 들어가 풋고추 한줌 따오고
양파몇개 꺼내오고
멸치다시마 버섯넣고 다시국물 내어
김 구어놓고 양념장 해서 주니
참 맛있게 한그릇 먹고 나간다.
뜨거워서 바깥출입이 겁난다.
그늘진 툇마루에서 한숨 눈을 붙였나...
전형적인 한국판 여름날씨다.
방학이 싫은 아이들~ 심심하단다.
이 산골짝엔 같이 놀 친구들도 없고...
자연속에서 자연이 친구가 된다고 뉘가 그랬나...
한계가 있지...
낼모래 중복이고 며칠후면 입추 말복 처서가 다가오니
서서히...
여름이 물러가겠군...
그거나 헤아리며 기다려봐야지...
참깨를 찌는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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