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벼 추수 한바탕

산골통신 2004. 11. 1. 20:07

염치없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선녀한테 잡혀서???

깊은바다님과 원시인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할매는 연세가 드셔감에 따라 허리는 꼬부라지고

무거운 것은 못 드시고~

힘든 일은 되도록이면 안하시려 하신다.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고

그럼에도 농사일은 안 놓으려 하시니

죽으나 사나 선녀는 그 뒤를 따라댕기며

힘든 일은 도맡아 할 수밖에 없었다.

 

자~ 논 벼들은 익을대로 익고 마를대로 말라서

차라락~ 차라락 소리까정 나는데...

저걸 베는기 문제가 아니라~

저 나락푸대를 우찌 싣고 오느냔 말씨...

 

트럭이 있다하지만

누가 트럭에 실어준다냐...

트럭에 실었다고 다 끝나냐??

누가 내려서 쌓지???

 

할매는 걱정이 태산같아서

선녀얼굴만 보면 그 생각이 나시는지

마르고 닳도록 그 걱정만 하신다.

 

마늘밭 로타리도 쳐야하는데

동네 트렉터는 다섯대나 있지만

아무한테도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다.

다들 가을일로 단단히 바쁘기 때문이다.

부탁하기가 미안스러울 정도다.

 

작년에는 지나가는 트렉터 붙잡아다 어거지로 했었지만

올해는 그런 행운도 안오네...

 

작년엔 나락푸대 할매랑 선녀랑 둘이서

싣고 내리고 했지만도~

올해는 할매가 여엉~~ 아니신가보드라...

 

할매는 걱정만 하시고 계시고~

선녀는 머리기름을 짜가며 궁리를 했다.

 

선녀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나~

믿을 구석이라곤 오꿈사뿐인걸...

 

그래~ 염치도 좋게 일을 벌렸다.

불러대는 사람이나 부른다고 오시는 분들이나~

참 어지간한 사람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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