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웃채와 뜰아랫채

산골통신 2004. 7. 27. 10:04
웃채에는 할매할배가 사시고
뜰아랫채에는 선녀네와 아이들이 산다

왜 웃채에 안사느냐고?
웃채는 연탄보일러고
뜰아랫채는 아궁이로 불때서 방을 덥힌다

이 엉뚱한 선녀는 아궁이에 불때는 걸 좋아한다
원래 불장난을 좋아하는지라 ㅎㅎㅎ

울아이들도 엄마랑 같이 아궁이앞에 오두마니 앉아
비좁은 자리에 엉덩이를 디밀고 서로 좋은 자리앉을려고 밀쳐가며
아궁이에 불을 쳐땐다

나무에 불붙어 타는 것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서 좋고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는 것도 좋다

아궁이 깊숙이 불붙은 나무들을 밀어넣고
아랫목에 두꺼운 솜이불을 하나 깔아놓으면
두어시간지나면 뜨끈뜨끈~~ 발디디기도 힘들정도로 뜨끈뜨끈이다

그러면 그밤 내내~~ 새벽 아침이 와도 그담날 낮이 되어도
그 온기가 가시지 않는다

나는 보일러로 덥혀진 방에서 자면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돌연변이라 그러한지

아궁이에 불때서 덮혀진 방은
아랫묵 웃묵이 있어서
더우면 위로 기어 올라가서 자면 시원해서 좋고
좀 춥다싶으면 다시 기어내려오면 따뜻해서 좋다...
방안 공기도 층층이 칸칸이 다르므로 신선?해서 좋다

나만이 느끼는 거인지... 하여간에 그렇다
보일러로 덮혀진 방에서는 바닥은 따뜻하지만
공기도 따뜻하기 그지없어서
어떨땐 숨이 막힐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와 아이들은 창문도 열어보다가
방문도 열어놓고 자다가
기어이 마루로 기어나와 자기도 한다
그러면 아침에 목이 간질간질~~~ 감기증세가 온다.. ㅎㅎㅎ

그래서 아예~~ 아랫채에 둥지를 틀고 아궁이에 불을때서
자기로 작심을 했다...

아이들도 불때는 것도 좋고 뜨끈뜨끈해진 방바닥에 맨발로
디뎌보면서 신기해하다가~~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 잔다...
좀있다 뜨거워서 다시 웃묵으로 기어올라가더라도 하하하~~

아궁이에 불때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하고 선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