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별이 너무 눈부셔서...

산골통신 2004. 7. 27. 10:06
하늘을 올려다보다 보다~~
고개가 아파 다시 눈을 아래로 내렸습니다
저렇게 많은 별들이...
은하수같이 보이는 무리들도 보이고
구름과 별과 은하수~~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지는 이 시간...
마당에 나와 혼자 이 시간을 즐기구 있습니다

모두다 잠든 시각
혼자 자지 못하고 미처 못다한 일을 하기위해
조금더 있다 자려합니다

농사일이 힘들다는거 익히 알고 있음에도
일손이 없는 이 산골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 아니면 둘이 다 해결해야하므로
어떨땐 힘에 벅차 혼자 찌그러져 앉아 있을 때도 있습니다

할매는 허리도 굽고 다리도 아파
힘든일은 거의 못하십니다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일은 하시지마는

그래서 제가 무거운 것들 다 날라야하고
힘든 일은 자청해서라도 제가 다 해야합니다

수확한 농작물을 집으로 나르는 것은 기본이고요
어깨에 덥썩 둘러매고 산밭을 내려올라치면
어떨땐 다리가 후들후들
손가락들 손목 어깨가 쑤십니다

그 수확물들을 말리고 거두고 단속하는 일도
제가 할 때가 많습니다
밤새 이슬맞지 말라고 쥐손님에게 도둑맞지 말라고
밤새 모른새 비라도 올까봐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서둘러
천막을 덮고 자루에 갈무리해두어야 합니다
양이 얼마 안되면 좀 수월하겠지만
아까 아침에는 너무 힘들어 아직까지도 손목이며
어깨가 저리는군요..

이래서 농촌에서 일을 안하고 다들 떠나려하는구나
라는 것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느끼지요 절실하게

집안으로 들여왔다고 수확일이 다 끝난것은 아니랍니다
말리고 털고 체로 갈무리하고 키에 쳐서
구멍안난 자루나 통에 저장해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가끔 들르는 장사치나
5일장에 내다 팔수가 있지요
못팔고 남은 것들은 두고두고 나눠먹고요

지금 바깥하늘에는 별들의 잔치가 벌어져있답니다
혼자 보기 아까운..
이 눈부신 밤하늘이...

하던 일 마저 마치고 또 나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