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굴러라! 호박~~~

산골통신 2006. 9. 19. 09:11
 
술이 오데서 생깄노~
뉘 맹글었노!
잘 맹글었다.( 때로는... )

언덕밭에 비탈섶에 타고 올라가라고 호박씨 몇알 심었지.
긴긴 장마에 호박 안 달렸어.
긴긴 땡볕에 호박? 못 찾아묵었어.
이제 절기가 확~ 바뀌어..
막 가을비가 내리고 난리네?

이제사... 호박이 여기저기 달려...
막 눈에 띄어.
어쩌지? 이놈도 있고 저놈도 있고
다 몬 묵는데 니들 어쩌자고 막 달리냐?

딱 돈적 꿔먹기 좋은 몇놈만 따는데 아차! 놓쳤다.
저놈~ 어데까지 굴러가냐? 거기 몬서냐???
비탈이라~ 데굴데굴~ 굴러 또 굴러~ 집마당까정~
봉당까정 굴러갔다.  지랄~
호박에 돌 박혔겠네~ 껍질 다 벳겨야겠넹~

호박전 굽는다. 돈적 굽는다. 왜 호박전을 돈적이라 했을까?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 돈적이라 카이 돈적이지~

들기름 들들 부어 돈적을 굽는다.
이기 다 돈이었음 좋겠지?
그 돈이 이 돈이 아니냐???

안주가 이리 좋은데 휘발유가 없음 안 된단다~
먼 휘발유요? 술~~~ 소주 없냐?
어~~~  김빠진 소주는 있어요~

그거라도 입 헹구자~

요새 소주는 쓴맛이 없다. 그래서 인생의 쓴맛을 음미할 수가 없다.
파이다! 제길...
소주에 넣는다는 그 향이 참 싫다.
소주는 써야 제맛인디... 쯥~
소주 마시면서 인상 구길 일이 없어 재미적다!

호박전 돈적 구워 할매 할배 서너 접시 대령하고
한 접시 선녀몫으로 잽싸게 챙겨~ 날랐다.

어찌 할매할배 앞에서 술타령을 할 수가 있단 말씸??? 감히?? ㅋㅋㅋ

혼자 컴앞에 앉아...
창밖 물건너 산과 하늘을 바라보며...
한잔이여~ 두잔이여~ 걸치고 있다.
안주는 핑게고... 술이 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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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고추땄다. 해가 없을때 구름낄때 고추를 따야 덜 더워서 좋다고
부지런히 땄다.

이제 고추 끝물이야.
한로? 무렵되면 고추대궁 뽑아야해.
하지만 이노무 고추들은 정신이 있는겨 없는겨?
하염없이 꽃이 피고 지고 고추는 달린다. 머하자는거냐? 시방?
인간한테 시위하자는거냐... 아니면 너 원래 그런넘이냐?

고추가 원래 열대식물이라 또 나무라대? 그래서 몇년 더 살 수 있다하대?
기후만 맞으면...

먼 넘의 뻘건 고추가 이리도 없냐~ 온통 퍼렇네!
끝물이라고 하지만도 넘하네~
꼭 누가 몰래 따간 거라고 해도 속겠넹~
넘들 다 치는 약을 안 치니 벌레들이 얼씨구나 좋다 하고 판을 벌린 모냥이구마...

머 좋다 이기야. 우리 먹을 고추는 이미 다 따서 말려놓았으니께...
이번에 따는 고추는 뒀다 필요한 사람 나눠주지...

고추밭 두 군데 훑고 구석탱이에 도라지 몇포기 자라길래
씨앗을 거둬왔다.  내년에 작은 도라지밭 하나  장만해야지.

점심은 호박전으로 대충 해결하고~
소주까지 뱃속에 들어갔으니
힘을 내서 나머지 고추밭 쳐들어가야지.

날 흐린데 말리자면 애좀 묵겠구마~
태양초가 오데있노? 다 엉터리지. 내 태양초 맹글라다가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아~ 술 떨어졌다.
어디 김빠진 소주 더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