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08 22:47:30 | |
할매는 몸살 나셨다. 각중에 일을 일답게 하셔서 그런 것 같다고 하시네... 겨우내 편히 지내시다가 마늘밭 비닐 구멍 뚫어주는 일부터 시작해서 흙떠붓고 등등... 선녀도 각중에 일을 하긴 마찬가지이나~ 그동안 소마구 치기 등 이런저런 일을 해왔던고로... 어~ 그래도 힘은 든다. 팔다리가 욱신거리고~ 앉아다 일어서면 아구~ 소리가 절로난다. 아침부터 나무꾼이 나무를 심으러 가잔다. 어디 어디 심을지를 선녀보고 알아서 해달라네~ 닭집 울타리밑에 오갈피 나무 여섯 그루 심고 산밑 밭에 매실 자두를 여기저기 심고 밭둑에 살구를 심고 산비탈 버려진 땅에 살구나무를 심었다. 산비탈에는 두릅이 자라고 있는데 이런저런 잡목들과 잡풀들이 우거지고 아카시아와 참나무가 무성해져서 여엉~ 보기도 싫고 쓸모도 없고~ 산비탈 한 켠엔 잊혀진 무덤이 하나 있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 찾아와 아카시아랑 참나무랑 두릅이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어 여엉 볼때마다 맘이 안 좋다. 해서 좀 멀찍이~~ 떨어진 곳에 나무를 심어두었다. 혹여~ 후손이 찾을까 싶어... 전에 죽나무를 열댓그루 옮겨심은 곳을 살펴보이 낫들고 가시덤불을 막 헤치며 들어가야 했다. 막 얼굴도 할켜지고~ 팔둑도 에고에고~ 아파라... 도깨비바늘과 이런저런 풀씨들도 옷에 막 묻고~ 난리도 아니었다. 죽나무 네 그루가 살아남아있드라~ 워메 반가운거... 거기다가도 자두랑 살구랑 매실이랑 몇그루 심어두었다. 그러고 이짝으로 넘어와서 도랑가 밭둑에 살구 하나 매실 하나~ 심어두고... 와... 한참을 돌아댕기며 심었더이~ 팔 다리가 막 후들거린다. 나무꾼은 힘도 좋지~~ 혼자 점심한다고 내려와버렸네~ ㅋㅋㅋ 오후에 또 마저 올라가 심었다. 매실 열 그루 살구 다섯 그루 자두 다섯 그루 오갈피 여섯 그루 를 다아~ 심었다. 낼 모래 비가 뿌린다니~ 잘 살아붙을꺼다. 다 심고 룰루랄라~ 내려오는데... 무심코 소마구를 딜다봤다가~ 으악!!! 홍수났다. 할매요오~~~~~ 너무 피곤해서 어여 집에 가서 디비자야지~~ 하고 부푼꿈을 안고 내려가던 중에 이기 웬 날벼락이냐... 소들이 겅중거리며 질퍽이는 똥밭에 서 있는 꼴을 보니 차마 그냥 내려갈 수 없어 똥삽을 들었다. 이놈 소들아~ 좀 비켜줘봐라~ 물똥치워주께... 며칠전에 싹 치우고 왕겨를 수북히 깔아줘갖고 내심 며칠은 똥치울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어 내심 흐뭇해 했더랬는디... 으이... 그래도 봄날씨 따땃하야~~ 일하긴 그런대로 봐줄만 했네~ 한참을 치우고 거름터미로 실어내진 못하고~ 너무 힘에 부쳐서... 나무꾼보고 하라 하고 싶었지만~ 아직 몸 건강이 우선인지라... 차마! 억지로 한켠으로 쳐무져놓고 있으니 작은놈 쪼차와 나무꾼 부른단다~ 매실 나무를 두그루 더 심어야 한다네~~~ ㅎㅎㅎ 아랫채 처마밑으로 두 그루 심는거 도와주고~ 고마 뻗었다!!! 에고~ 내도 몸살나야되겠당!!! 원래 봄철엔 슬금슬금 일 시작을 해야하는데 냉큼! 일이 번쩍 쳐들어왔으이... 몸이 놀래겠넹... 내일은 일이 더 많은데 우얄꺼나~ 고추밭 정리하고 거름도 깔고 딸기밭도 거름줘야 하고 와우! |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골통신] 연탄불 때기 싫여~ (0) | 2006.03.13 |
---|---|
[산골통신] 일을 제대로 해야지. (0) | 2006.03.11 |
[산골통신] 나무를 심었지... (0) | 2006.03.08 |
[산골통신] 다시 일상으로... (0) | 2006.03.06 |
[산골통신] 핑핑 돌아가는 산골살림살이 (0) | 2006.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