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다시 일상으로...

산골통신 2006. 3. 6. 10:48

몸도 바쁘고 맘도 더없이 바쁘던 바깥 일정이 대부분 끝났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산골 농사준비에 들어간다.

 

제일 먼저 할일이 머시던고...

손꼽아 한참을 헤아려보다가

무작정 밖으로 나간다.

 

항상 정해진 일터를 한바퀴 돌아보고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를 맘속으로 셈을 한다.

 

지난 추위 매서울 때 관리소홀로  반이상 얼어죽은

상추밭에... 물도 좀 뿌려주고

헛간에 두었던 대파를  뒤안 텃밭에 조금 묻어주고

소마구에 올라가  사료통에 사료도 더 부어놓고

사료주문도 해야겠구나... 또 셈을 한다.

 

아침일찍 인공수정사 오라비가  지난 겨울 송아지 낳은 어미소한테

인공수정을 시키고 갔다.

한마리 한번 시키는데 사만냥...

것도 수월찮은 지출일세...

 

발정이 올때 그 시점을 잘 관찰을 해야 때를 안 놓치는데

한번 놓치면 열여드레에서 스무날 정도를 기다렸다 해야한다.

송아지낳을 시기를 잘 받으려면~ 발정시기부터 먼저 계산에 넣어야 한다.

 

마늘밭 구멍뚫기는 선녀 없는 동안에 할매가 얼추 하셨단다.

마늘싹이 비닐을 들치고 올라올때 제때 안 해주면 바람이 들어

비닐을 확~ 벗겨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때문에...

농사는 무어든지 때를 놓치면 일거리가 곱으로 늘어난다.

 

양파는 모종이 부실했던지... 작황이 별루다. 얻어다 했기때문에...

올해 양파는 이웃에서 구해먹어야겠네...

 

감나무에 약을 친다친다~ 미루기만 하고 안 했더이

자칫 잘못하면 그 시기를 놓치겠네~

오늘낼~ 바람이 고요할때... 약통 짊어지고 가서 한바탕 쳐야지.

 

봄은 첨에 오기는 더디나...

왔다하면~ 정신없이 몰아치고 지나가버리기때문에...

 

야생초가 자라고 있는 산밑밭에도 낫들고 한번 가서 묵은 가지들을

쳐줘야겠다.

새로 올라오는 순들이 엄청나다.

 

마당 꽃밭에도 어슬픈 것들 설거지도 해줘야하겠고~

얼라들 학교파하고 오면 같이 해야지...

 

두메부추 쑥부쟁이 개미취 미역취 기린초는 잎이 겨울에도 남아있어

벌써부터 뜯어다 나물을 해먹고 있다.

 

섬초롱은 조그만 잎이 돋아나고 있고

패랭이도  겨우내 살아붙어있고

할미꽃도... 솜털 보송보송이다.

 

참꽃 가지가 꺾어져있길래 다시 땅에 꽂아두었더니

아직껏 살아있는 걸 봐서~ 야들 꺾꽂이가 되나부다~ 하고 속으로 짐작만 하고 있다.

 

죽었나~ 하고 가끔 궁금해 딜다보던 돌단풍 화분에도

잎이 삐죽~ 나와있드라... 얼매나 반가왔던지

물을 듬뿍 뿌려주었다.

 

상추밭에 광대나물이 드문드문 돋아났다.

좀 많으면 나물로 뜯어보겠는데...  그 수가 적어~

꽃이나 봐야지 싶다.

 

작약은 아직 안 올라왔고~ 난초는 잎이 제법 크다.

 

한바퀴... 돌아보니..

인간만이 봄맞이 준비가 소홀할뿐

자연은 이미 착착~ ㅎㅎㅎ

 

밀린 빨래 한바탕 해치우고~

호미들고 낫들고 밖으로 나가야지...

 

이제 일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