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뜰무렵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얼라들에겐 미리 말을 안 했지비...
아침도 안 묵고 뛰쳐나갈까봐...
득달같이 콩나물 비빔밥으로 뱃속을 그득 채운 얼라들~
사정없이 뛰나갔다.
나락퍼담는 바가지로 눈을 끌어모으기 시작~
수레를 끌어다 눈을 퍼담아 실어나르기 시작~
머할라꼬?
눈썰매장 미끄럼판 맹글라고~
담장가에 눈을 높이 쌓아놓고 물을 부어 얼리면 머~ 어찌 된단다.
식혜가 가마솥에 조금 남아있었는데
그만 얼어버렸다.
이거 한그릇씩 묵고 가라~~
목소리 소리 높여 불러제꼈다.
한넘 두넘~ 한그릇씩 꿰차고 먹기 시작하는데...
하아~ 하아~
아이구 차가라...
이렇게 추운데 눈도 오는데 이런 얼음식혜를 우리보고 묵으라 하는
엄마가 어데 있어어~~
이냉치냉이여! 잔말말고 묵어!
얼음이 서걱서걱~ 씹히는 소리가 막 난다.
끝내준단다.
하드 아이스크림 사묵을 필요가 없당께!!!
아침내 눈속에서 굴러댕긴 얼라들 얼굴과 귀가 발갛게 달아올랐다.
눈땜에 택배차가 못 들어오나보다.
우체부 아저씨는 오실라나...
그다지 많이 온 눈은 아닌디...
어제 해거름에 방아찧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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