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눈 내리는 산골 새벽

산골통신 2006. 2. 7. 04:45
새벽에 연탄불 갈러 깼습니다.

 

뒷문열고 나가보이

햐아... 눈이네요...

 

어제 아침에 내린 눈은 산등성이 음지쪽만 남기고 다 녹았는데

다시 밤부터 눈이 내립니다.

 

겨우내내 눈구경을 그리도 안 시켜주더니만

봄이 오려하자 하루가 멀다하고 막 내리는구만요...

 

맨발에 떨어지는 눈을 맞으며

동태가 되어있을 빨래가 걱정이 되어 쳐다보이

널어놓은 큰넘 청바지에 눈이 그득...

하이고...  방에 들여놓을껄... 

 

하얀밤.. 아니 하얀 새벽...

하얀 눈...

장관입니다.

 

당장 아침에 택배아저씨랑 우체부는 못 들어올지라도...

당장 큰넘 학교 비상소집엔 못 갈지라도...

 

이곳은 눈이 많이 내리면 일단 스톱! 상태가 되어버리거든요.

큰길가 눈 녹기 전까지는...

원래는 어제가 큰넘 비상소집일이었는데 눈때문에 그만 오늘로 연기가 되었더랬지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눈이 많이 내리니...

또 학교에서 연락오기를 기다려야 할 판입니다.

 

겨우내내 너무 가물어 올해 농사가 은근히 걱정이 되던차였는데

그런 점에서는 잘 된건지 모르겠네요...

 

발간 연탄불 구멍이 두어 개 남아있는 다 탄 연탄을 꺼내

눈위에 올려놓으니 치치지직~~

그위에 또 눈이 내립니다.

 

까만 새연탄을 집어넣고 발동동 거리며 언넝 집에 들어옵니다.

지금 시각이 4시 훨 넘었으니...

다시 잠들기는 글렀고... 아침해가 뜨도록 깨어있어야 할까봅니다.

 

바깥에 움직이는 생명체들 하나 없을...

이런 눈내리는 새벽...

더할나위없이 조용한 세상이지요.

 

가만히 눈 감고 앉아 명상이라도 해야할듯~ 그런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