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또 살금살금 나가봤지비...
가끔 새벽에 눈이 말똥말똥 떠지면~
후딱 겨나가는 거이 취미여...
날이 안 추우면 돌아댕기기도 하는...
몽유병자 아닌~ 좀 그렇고 그런~ 희한한 종자여...
발자욱이 있었어...
뭘까...
울집 정짓간까지 왔다가 돌아나간 흔적~
울집엔 니 묵을거이 없을낀데...
걍 와본거냐?
아궁이 옆 헛간?에 갔다가 되돌아 나온 흔적~
음... 앞마당으론 안 갔군! 아롱이가 지키고 있으니까...
길로 나가서 이웃집으로 들어갔다 나온 흔적~
다시 길로 나와서 이웃집으로~
소마구 언덕으로 오르는 길로 발자욱이 주욱~ 나있다.
흠... 집집마다 순례를 했구만!
눈이 내려 얼은 그 위로 얄팍하게 또 눈이 내려서...
괭이 발자욱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괭이 발자욱을 주욱~ 따라댕기다가~
갑자기 꼴이 우스워~ ㅎㅎㅎ
또 춥기도 하고~
연탄불만 갈고 들어왔다.
길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하늘은 이제 푸르스름하니 말간데~ 땅은 하얗다.
쌀 부칠거이 있어서 택배아저씨 들어올 수 있느냐 하니
절대로 못 들어온단다! 그 골짝에 눈이 녹았느냐고 대뜸 물어보시네~ ㅎㅎㅎ
낼이나 모레나 길이 녹으면 들어갈까? 모르겠단다.
트럭끌고 면 우체국으로 나가볼까~ 큰맘 먹어볼까 하고~
길을 자세히 살피니...
오메! 기죽어!!!
득달같이 사과 과수원 하시는 이웃 머슴오라버니네 SOS를 쳤다.
혹시 면에 나갈 일이 있으시면 짐칸에라도 묻어갈려고...
다행히 해거름에
오라비네 집에 택배차가 하나 들어오는 기 있다해서 그 편에 무사히 부쳤다.
음... 택배 단골을 그짝으로 바꿔야겠군!!!
낮에 집앞 길가 얼음이 녹은 거이
해거름에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빙판으로 변하는데
아무래도 연탄재를 좀 갖다가 뿌사놓아야겠다.
보기엔 지저분해보여도~ 넘어져 다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겄냐?
날이 추우니 얼라들은 방구석에서 뭉기적거리고
좀 쉬고 있는 선녀를 아주 방석으루 안다.
졸지에 방석신세가 되어 같이 뭉개고 있는데~
할매 벽장에서 곶감을 가지러 누가 갈까~ 하고 서로들 버팅기다가~
결국엔 작은넘이 갔다 왔다. 아쉬운 놈이 샘 판다꼬!
하루종일 뒹굴거리면서 곶감 축내고~
김치적 꿔서 한바탕 묵어제끼고~
배가 부른 얼라들은 온집안 이불이란 이불은 다 꺼내서 동굴을 만들어놓고 노는데
가만 냅뒀다.
단! 다 놀고나서 깨끗이 치우기!!!
안 치우면 그날 제삿날이당!!!
얼매나 징하게 놀았던지 큰넘이랑 꼬맹이 방 문이 잠겨서 못 여는 사태가 일어나고
작은넘 방은 따발총 폭격을 여러번 맞은 형상~
얼라들이 크니 각자 방하나 줘야 해서~
같이 쓰면 어데가 덧나는지 서로 못 사귀어서 똑1 죽는다.
먼 난리여..
내는 내 방 가진거이 스무살 다 되어서였구마는~
작은넘방을 꼬맹이 주고(학교들어가니까 자기방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혀서!!!)
작은넘은 방이 작다고 일년내내 툴툴거린지라~ 청소 잘 한다는 약속!을 하고
큰넘방으로 옮기고!
졸지에 동생들한테 치인 큰넘은 기어이 안방을 차지하겠단다.
그러면 나무꾼과 선녀는 오데로 가란 말씸???
가족회의를 거듭한 결과!!!
군불때는 뜰아랫채로 쪼껴가기로~ ㅋㅎㅎㅎㅎ
몬산다!!!
부엌방을 책방으로 개조를 했다.
몇개 있는 책장을 이리저리 놓고 책을 모조리 옮겼다.
것도 중노동이드라... 책이 좀 무거워야지?
다음주에 책장이 또 몇개 오기로 했으니 (누가 쓰던거 준단다)
그것까지 놓으면 그럴싸한~~ 서재 꼴이 나겠다.
앉은뱅이 책상 하나 갖다놓으니
작은넘이 방석하나 가지고 온다.
그동안 집 이구석 저구석 쳐박혀 있던 책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이 방은 <책방>이다~
딴건 절대 못 들어와...
또 책은 여기서만 읽어~ 밖으로 못 나가아~ 알쓰???
(그래봐야 며칠안가서 온집안에 책이 굴러댕기겠지만~ 으으...)
해서~
질서가 잡혔다.
얼라들 방 세개
저녁마다 영화보는 컴방하나
책방 하나
평정했다!
고로~
나무꾼과 선녀만 나가떨어졌다!!!
내일은 짐꾸려서 나가야지비... 으흐흐흐흐흐~~
이 엄동설한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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