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바람씽씽~ 얼음 꽁꽁~

산골통신 2006. 2. 8. 20:40

새벽에~

또 살금살금 나가봤지비...

 

가끔 새벽에 눈이 말똥말똥 떠지면~

후딱 겨나가는 거이 취미여...

날이 안 추우면 돌아댕기기도 하는...

몽유병자 아닌~  좀 그렇고 그런~ 희한한 종자여...

 

발자욱이 있었어...

뭘까...

울집 정짓간까지 왔다가 돌아나간 흔적~

울집엔 니 묵을거이 없을낀데...

걍 와본거냐?

 

아궁이 옆 헛간?에 갔다가 되돌아 나온 흔적~

음... 앞마당으론 안 갔군! 아롱이가 지키고 있으니까...

 

길로 나가서 이웃집으로 들어갔다 나온 흔적~

다시 길로 나와서 이웃집으로~

소마구 언덕으로 오르는 길로 발자욱이 주욱~ 나있다.

 

흠...   집집마다 순례를 했구만!

 

눈이 내려 얼은 그 위로 얄팍하게 또 눈이 내려서...

괭이 발자욱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괭이 발자욱을 주욱~ 따라댕기다가~

갑자기 꼴이 우스워~ ㅎㅎㅎ

또 춥기도 하고~

연탄불만 갈고 들어왔다.

 

길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하늘은 이제 푸르스름하니 말간데~ 땅은 하얗다.

 

쌀 부칠거이 있어서 택배아저씨 들어올 수 있느냐 하니

절대로 못 들어온단다! 그 골짝에 눈이 녹았느냐고 대뜸 물어보시네~ ㅎㅎㅎ

낼이나 모레나 길이 녹으면 들어갈까? 모르겠단다.

 

트럭끌고 면 우체국으로 나가볼까~ 큰맘 먹어볼까 하고~

길을 자세히 살피니...

오메! 기죽어!!!

 

득달같이 사과 과수원 하시는 이웃 머슴오라버니네 SOS를 쳤다.

혹시 면에 나갈 일이 있으시면 짐칸에라도 묻어갈려고...

 

다행히 해거름에

오라비네 집에 택배차가 하나 들어오는 기 있다해서 그 편에 무사히 부쳤다.

음... 택배 단골을 그짝으로 바꿔야겠군!!!

 

낮에 집앞 길가 얼음이 녹은 거이

해거름에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빙판으로 변하는데

아무래도 연탄재를 좀 갖다가 뿌사놓아야겠다.

보기엔 지저분해보여도~ 넘어져 다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겄냐?

 

날이 추우니 얼라들은 방구석에서 뭉기적거리고

좀 쉬고 있는 선녀를 아주 방석으루 안다.

졸지에 방석신세가 되어 같이 뭉개고 있는데~

 

할매 벽장에서 곶감을 가지러 누가 갈까~ 하고 서로들 버팅기다가~

결국엔 작은넘이 갔다 왔다. 아쉬운 놈이 샘 판다꼬!

하루종일 뒹굴거리면서 곶감 축내고~

김치적 꿔서 한바탕 묵어제끼고~

 

배가 부른 얼라들은 온집안 이불이란 이불은 다 꺼내서 동굴을 만들어놓고 노는데

가만 냅뒀다.

단! 다 놀고나서 깨끗이 치우기!!!

안 치우면 그날 제삿날이당!!!

 

얼매나 징하게 놀았던지 큰넘이랑 꼬맹이 방 문이 잠겨서 못 여는 사태가 일어나고

작은넘 방은 따발총 폭격을 여러번 맞은 형상~

 

얼라들이 크니 각자 방하나 줘야 해서~

같이 쓰면 어데가 덧나는지 서로 못 사귀어서 똑1 죽는다.

먼 난리여..

내는 내 방 가진거이 스무살 다 되어서였구마는~

 

작은넘방을 꼬맹이 주고(학교들어가니까 자기방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혀서!!!)

작은넘은 방이 작다고 일년내내 툴툴거린지라~ 청소 잘 한다는 약속!을 하고

큰넘방으로 옮기고!

졸지에 동생들한테 치인 큰넘은 기어이 안방을 차지하겠단다.

 

그러면 나무꾼과 선녀는 오데로 가란 말씸???

 

가족회의를 거듭한 결과!!!

군불때는 뜰아랫채로  쪼껴가기로~ ㅋㅎㅎㅎㅎ

몬산다!!!

 

부엌방을 책방으로 개조를 했다.

몇개 있는 책장을 이리저리 놓고 책을 모조리 옮겼다.

것도 중노동이드라... 책이 좀 무거워야지?

다음주에 책장이 또 몇개  오기로 했으니 (누가 쓰던거 준단다)

그것까지 놓으면 그럴싸한~~ 서재 꼴이 나겠다.

 

앉은뱅이 책상 하나 갖다놓으니

작은넘이 방석하나 가지고 온다.

 

그동안 집 이구석 저구석 쳐박혀 있던 책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이 방은 <책방>이다~

딴건 절대 못 들어와...

또 책은 여기서만 읽어~  밖으로 못 나가아~ 알쓰???

(그래봐야 며칠안가서 온집안에 책이 굴러댕기겠지만~ 으으...)

 

해서~

질서가 잡혔다.

얼라들 방 세개

저녁마다 영화보는 컴방하나  

책방 하나

평정했다!

 

고로~

나무꾼과 선녀만 나가떨어졌다!!!

내일은 짐꾸려서 나가야지비... 으흐흐흐흐흐~~

이 엄동설한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