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두남자와 선녀는 막걸리를 앞에 놓고 앉았다 간단히~~~ 군고기와 정구지적이랑 안주가 좋으니~~ 하문서
막걸리 두병을 후딱 비우고 나니...
두남자 발동이 걸리나 부다...
어서 술 찾아봐~~~ 어디 있을껴..
헹? 술? 나 몬차자..
두남자의 성화에 못이겨.. 슬슬 할매의 창고를 뒤지러 간다..
밤늦은 시각이라 깜깜...
하늘은 별들천지지만... 달이 작으니...
후레쉬를 들고 더듬더듬 창고로 가서 더듬으니 있나 그래... 없징..
정지로 와서 선반아래구석에서 겨우 막소주먹다남은거 주섬주섬 들고와서
그거 마저 비우니...
또 안주는 있는데 술이 없다칸다...
에잇~~ 니들이 함 차자봐봐..
또 선녀보고 차자봐 하는 통에...
뜯지도 않은 새 호산춘 한병을 들고와서리
후딱 또 마셔뿐다.. 저 문디들....
하긴 선녀뱃속으로 들어간 것도 무시몬하지만서두... 히~~
세사람이 새벽세시인가~~ 할때까지 할매가 숨겨놓은 술찾아가며
마셔가며.... 그때까지 마셔댔다....
밤을 새어도 되지만
그 두남자 내일 또 떠나야 하는 인생이라... 흘흘..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자러갔지만...
괜히 발동은 걸어가지구설라무네...
원없이 못마신 술땜에 그리고
할매가 도데체 어따 숨겨놓았는지
분명 시제지내고 남은 정종이다 뭐다 경주법주다 뭐다 있는데 분명히
고거이 사라지고 없더라 이말씀..
오데로 갔노그래...
새벽에 마당을 나서니... 아하~~
좋다... 이느낌뿐...
안개가 자욱이 둘러쳐진 작은산골마을에 풀냄새 거름냄새..
안개냄새... 찬이슬의 느낌...
꼬맹이들이 깨지만 않았어도 아침 해돋을때까지 그대로 있어주련마는..
술이 약간 들어간 머리속에
새벽 산골이 주는 이 느낌들은 어디가도 느낄 수 없지...
다시 한판 벌릴때면 기필코 할매가 숨겨놓은 술을 찾아내서 마셔뿌야지..
흠흠...
새벽 이슬품은 풀밭길을 걷는것이 좋은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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