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재잘재잘 얼라들...

산골통신 2005. 10. 20. 09:30

학교 가는 길...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마을밖에서 마을 안으로...

들에서 산으로 산으로~

자꾸 밀려들어온다.

 

그 안개숲을 헤치고 얼라들 학교가는 길을 따라가봤다.

"엄마 뱃살 집어넣으려고 그러지?ㅎㅎㅎ"

맹랑한 꼬맹이 말이다.

"그려~ 니가 나올때 안 집어넣고 태어나서 그렇잖아~ 책임져!"

 

추워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주머니에 쑥 집어넣고...

모자까정 뒤집어 쓰고...

그래도 추운지... 목을 잔뜩 움추린채 걸어간다.

작은놈은 친한언니가 짜준 모자달린 털쉐타까정 껴입고 나왔다.

 

큰놈은 동삼을 과먹었는지~ 잠바도 안 입고

자전거타고 산길로~ 휙~~ 사라져버리고 안 보인다.

 

벌써 이렇게 추우면 어떡허니...

입동이 벌써 보름앞?으로 다가왔나...

그래 그런가...

 

그래도 입들은 쉴 사이 없다.

작은놈 준비물 까묵고 왔다고 발 동동~~

그래봐야 어쩔 수 없으~ 벌써 마을밖을 벗어났는걸...

 

물건너 아이들 하나 둘 정거장에 나와 서있드라~

갸들은 가까워서 좋겠어...

우리들은 한참 걸어나가야 하는데...

 

안개가 자욱하고~ 또 이슬이 덩달아 마르지 않는 바람에

나락푸대들이 그냥 길가에 있다.

 

되돌아 오는 길...

달맞이꽃이 활짝 피어있다.

아직 아침해가 올라오지 않았으니~ 구름때문에...

 

하얀 나팔꽃이 추운지 조금은 움추려져보이드라...

느낌인가...

보랏빛 꼬마 나팔꽃?이 이뿌게 피어있다.

다른 꽃들은 해가 올라와야 꽃잎이 벌꺼야~

 

산국과 취꽃 개미취는 그러거나 말거나~ 추위에 강한가보다.

 

아침에 나갈 적에 아궁이에 장작 대여섯 개 쳐넣어두고 갔더랬다.

오는 길에 보이~

연기가 굴뚝에서 술술~~~

나야 하는데~ 안 보여...

갸우뚱~ 불 꺼졌나?

 

아하! 안개때문에~ 같이 섞여서... 흐르는 가봐...

 

안개인지 연기인지~ 구름인지...

모를 그런 선경??? 속에서 산다네...

 

오늘은 흰콩 꺽는단다~

흰콩은 그 홀애비가 잘 가져가기땜시~

마당으로 부려놓아야 해!

질금콩은 값이 없기 때문에~ 안 가져가지만~

메주콩은 요긴한 것이걸랑~

또 농약 안 친 그런 콩이라.. 우리 것은...

 

먼저 깐 병아리가 두 마리 죽었다.

아침에 6시인가... 닭소리가 나길래

먼 산짐승이 또 왔나~ 걱정을 좀 했더만~

그 시각에 알을 낳았을리는 없겠고~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감기가 걸렸댔나...

 

닭들은 기온차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

아주 따뜻해야 한다.

특히 병아리때는...

어미품같이..

 

그래서 앞으로는

어미닭이 까는 병아리만 키우려고 한다.

부화장 병아리는 약해~

백열등아래에서 크는 어미없는 병아리들은

병도 걸리기 쉽고 깔차지가 않드라...

 

웃채에 연탄불을 꺼트린지 며칠되었는데...

일부러 안 붙였더랬다.

어제 꼬맹이왈

"엄마~ 추워 못 살겠어~ 연탄불좀 넣어~~~"

 

이젠... 춥다는 소리가 입에 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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