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마을밖에서 마을 안으로...
들에서 산으로 산으로~
자꾸 밀려들어온다.
그 안개숲을 헤치고 얼라들 학교가는 길을 따라가봤다.
"엄마 뱃살 집어넣으려고 그러지?ㅎㅎㅎ"
맹랑한 꼬맹이 말이다.
"그려~ 니가 나올때 안 집어넣고 태어나서 그렇잖아~ 책임져!"
추워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주머니에 쑥 집어넣고...
모자까정 뒤집어 쓰고...
그래도 추운지... 목을 잔뜩 움추린채 걸어간다.
작은놈은 친한언니가 짜준 모자달린 털쉐타까정 껴입고 나왔다.
큰놈은 동삼을 과먹었는지~ 잠바도 안 입고
자전거타고 산길로~ 휙~~ 사라져버리고 안 보인다.
벌써 이렇게 추우면 어떡허니...
입동이 벌써 보름앞?으로 다가왔나...
그래 그런가...
그래도 입들은 쉴 사이 없다.
작은놈 준비물 까묵고 왔다고 발 동동~~
그래봐야 어쩔 수 없으~ 벌써 마을밖을 벗어났는걸...
물건너 아이들 하나 둘 정거장에 나와 서있드라~
갸들은 가까워서 좋겠어...
우리들은 한참 걸어나가야 하는데...
안개가 자욱하고~ 또 이슬이 덩달아 마르지 않는 바람에
나락푸대들이 그냥 길가에 있다.
되돌아 오는 길...
달맞이꽃이 활짝 피어있다.
아직 아침해가 올라오지 않았으니~ 구름때문에...
하얀 나팔꽃이 추운지 조금은 움추려져보이드라...
느낌인가...
보랏빛 꼬마 나팔꽃?이 이뿌게 피어있다.
다른 꽃들은 해가 올라와야 꽃잎이 벌꺼야~
산국과 취꽃 개미취는 그러거나 말거나~ 추위에 강한가보다.
아침에 나갈 적에 아궁이에 장작 대여섯 개 쳐넣어두고 갔더랬다.
오는 길에 보이~
연기가 굴뚝에서 술술~~~
나야 하는데~ 안 보여...
갸우뚱~ 불 꺼졌나?
아하! 안개때문에~ 같이 섞여서... 흐르는 가봐...
안개인지 연기인지~ 구름인지...
모를 그런 선경??? 속에서 산다네...
오늘은 흰콩 꺽는단다~
흰콩은 그 홀애비가 잘 가져가기땜시~
마당으로 부려놓아야 해!
질금콩은 값이 없기 때문에~ 안 가져가지만~
메주콩은 요긴한 것이걸랑~
또 농약 안 친 그런 콩이라.. 우리 것은...
먼저 깐 병아리가 두 마리 죽었다.
아침에 6시인가... 닭소리가 나길래
먼 산짐승이 또 왔나~ 걱정을 좀 했더만~
그 시각에 알을 낳았을리는 없겠고~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감기가 걸렸댔나...
닭들은 기온차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
아주 따뜻해야 한다.
특히 병아리때는...
어미품같이..
그래서 앞으로는
어미닭이 까는 병아리만 키우려고 한다.
부화장 병아리는 약해~
백열등아래에서 크는 어미없는 병아리들은
병도 걸리기 쉽고 깔차지가 않드라...
웃채에 연탄불을 꺼트린지 며칠되었는데...
일부러 안 붙였더랬다.
어제 꼬맹이왈
"엄마~ 추워 못 살겠어~ 연탄불좀 넣어~~~"
이젠... 춥다는 소리가 입에 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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