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부터 말리기 시작했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고~ ㅎㅎㅎ
느닷없이 추수를 하게 되어서
그냥 운 좋게 논옆 길가에 건조망 깔고 말렸지 머~
우리사 당연히~ 논옆이고~ ㅎㅎㅎ 그때마침 비어있고 해서...
그랬더이~ 원성이 여기저기서 자자~~~
왜냐고?
그곳은 명당자리였던거여...
마을 한복판이었고 논옆이었고~
햇살 바르고~ 넓고~ 등등...
우예됐던동~
사흘 말리면 되었는데 날씨가 안 받쳐줘서
일 월 화 수 목요일~ 까정 장장 5일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이~
말도 듣게 되얐다!
하지만 한 이틀은 날이 꾸무리했고 빗방울도 좀 떨었고~
하니 정작 말린 날은 사흘밖엔 안 되야~~
오늘 식전에 메주콩 꺽고 묶어 날라 무져놓고
오후에 해거름에 집 마당으로 나르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사람 일손이 필요하므로
한양간 나무꾼 오걸랑 하기로 했다.
차나락 떠는 것도 나무꾼 오걸랑 하기로 했고~
길가에 트럭 갖다 대놓고 콩단을 주싣는다.
이야~ 이거 얕볼기 못 되네???
많네? 한 트럭이네???
우예 이리도 많이 심었더나???
아직 안 여물어 못 꺽은기 반도 넘는디?
아까 아침부터 낮까정 한거이 반도 못 했는디...
에혀~ 이거 콩타작 누가 다 하노~~~~~~~~
심을때는 신난다고 많이 심었지~ ㅎㅎㅎ
마당으로 한차 가득 싣고 내려와서 부려놓고~
내처 차나락 떨러 갔다.
마침 얼라들 학교갔다 오는 소리 재잘재잘 들리네...
잠시도 쉬지 않는 저 입들이여~ ㅎㅎㅎ
누구누구는 울 꼬맹이 목소리 한번도 못 들어봤다카는데~
갸가 얼매나 수다쟁이인지 아는 사람은 안다카이~
얼라들까정 다 오라해서
나락을 떤다.
바삭바삭~ 차르르~~ 소리날 정도로 잘 마른 찹쌀나락을
푸대에 일일이 퍼담는 일이다.
얼라들이랑 할매 한곳으로 나락을 모으고~
선녀랑 나무꾼이랑은 퍼담는다.
쥐가 쳐서 구멍난 푸대 몇개 작은놈보고 언넝 실바늘 갖고오라해서 부랴부랴 꿰맨다.
이노무 쥐서방들~ 칵!
다 퍼담으니 자아~ 몇개냐?
스물여덟푸대하고... 반!
이야... 많이 났네... 이때껏 차나락농사지은 것 중에 최고네...
깜부기도 없고~ 검부지기도 별로 없다.
잘 되었다.
트럭을 갖다대고 실어올리는데~
얼라들 신났다.
큰놈 나무꾼 둘이 하나둘 셋! 호흡을 맞춰 들어올리고
꼬맹이 작은놈 트럭위에 올라가 영차 영차~ 끌고 밀고 난리다.
원~ 그렇게나 재미있을까~ ㅎㅎㅎ
비올까 싶어 갖다두었던 비닐뭉치들~
남은 푸대들 건조망들~
몽땅 차에 싣고~
얼라들은 트럭 쌀푸대위에 올라타고~
신나게 집으로 집으로~~~
할매네 대문을 들어서려하니~
다들 수구리!!!
트럭뒤에 탄 놈들~ 난리났다!!!
대문지붕이 있었거든!!! 캬캬캬~~
올해같이 추수가 쉬운때도 없었네...
큰놈이 이렇게 한 힘 하다니...
작년까지만 해도 별도움 못 되었더랬는데...
참 이뿌다.
작은놈 심부름 착착 하고
꼬맹이 푸대자루 들고 착착 건네주고~
큰놈 영차 영차 힘써서 푸대 나르고~
그럼 선녀는 뭐 했냐고???
나락 퍼담는 것만 도와주고
집에 와서리~
김치 담궜지!
아침에 열무 한 다라~ 씻어 절여놓고
얼가리 배추 한 다라~ 씻어 절여놓고~
쪽파 두어 단 김치 담가놓고~
그걸 버무려야 하는데...
에라~ 따로따로 할 것 있나~
걍 섞자 섞어!
해서 몽땅 한 다라에 쳐넣고 버무려 버렸다카이~
에나~ 맛좀 봐다오~
작은놈 꼬맹이 입에 넣어주니
맛이 있단다...
자꾸 와서 집어간다.
나무꾼도 몇점 집어주고~
해서 오늘 저녁엔~ 새로 담근 김치랑 맛있게 현미밥해서 묵었다.
김치 종류는 세 가지였는디... 어쨌든간에~ ㅋㅋㅋ
아궁이 두 군데 불 넣어놓고
연탄불 갈고...
잠시 이래 앉았다.
언넝 가서 얼라들 책 읽어줘야지...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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