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수확철의 비는 그리 반갑지 않지...
그래도 어짜니...
오겠다는데...
식전에 콩꺽어 묶어놓다가 비를 만나
어서 실어나르려고 했지만
비가 먼저 들이닥쳤다.
노련한 농사꾼같으면사~ 걍 비가 오거나 말거나 상관않고
콩단을 이고지고 날랐으련만...
우리는 얼치기 농사꾼이라~
에라~ 하늘이 말리는데 어짜랴~
할 수 없다. 걍 들어가자~~
이러곤 질금콩 비닐이나 덮어놓고 쭐레쭐레 집으로 밥묵으러 가버렸다.
대신에
콩단나르러 가다가 소마구에 깔아줄 톱밥푸대들 비맞고 있는걸보고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영차 영차 이고지고 날랐다.
내게 뭔힘이 이리도 있었던가...
ㅎㅎㅎ 초인적인 힘이 솟아났나~
나무꾼은 콩단 나르러가는데
선녀는 콩단은 비와서 못 날러~~ 하고는 뒤쳐져서
톱밥 수십푸대를 끌어내려 비 안 맞게 들여놓았다.
에고 허리야...
무릎도 시큰거리고...
말이 수십푸대지~ 으흥...
할매는 식전부터 움직이셔서 몸이 고단하신가
황토방 찜질 중이시다~ ㅎㅎㅎ
조용히... 하시게 안 들여다봤다.
달구 한마리가 울집 마당에서 얼쩡거린다.
너 누구니? 뉘집 닭이니?
쫒아도 집으론 안 가고 엉뚱한데로 간다.
억지로 구석으로 몰아서 잡았는데~
너 잡히는거 보니까~ 집나온 닭이구나.
우리 산닭들은 안 잡히는데! 얼매나 날쌘데~
잡아서 할매네 닭집으로 들여놓아줬는데~
아까 보니까 또 와있어???
얘가 참 희한한 앨쎄?
너 누구니???
설마~ 알자리 보러 돌아댕기는거니?
또 아무데나 낳아놓고 까묵을려고?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 한다.
이런 날엔 구들장에 부지런히 엑스레이 찍는 수밖엔 없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골목길 쓸기... (0) | 2005.10.24 |
---|---|
겨울 상추밭 맹글기 (0) | 2005.10.22 |
차나락 떨기 끄읕!! (0) | 2005.10.20 |
재잘재잘 얼라들... (0) | 2005.10.20 |
콩 꺽어 나르기~ (0) | 2005.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