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들깨 다 털다... 헤엑~~

산골통신 2005. 10. 18. 13:30

드뎌 다 털었다.

시방 소쿠리에 씻어 건져 물 빼고 있다.

점심묵고 나서 햇살바른 곳에 내다 말리면 된다.

 

들깨는 참 잘 말러... 가벼워서...

그런데도 기름이 짜이고 가루가 나오니 ㅎㅎㅎ

 

새벽에... 달빛이 너무 좋아~ 마루에서 서성이다가...

잠이 들었던가...

이른 아침... 달빛은 어데가고..

안개만이 자욱...

 

참 좋은 풍경...

 

일찌감치 얼라들 학교보내놓고...

집앞 골목길 낙엽 쓸었다.

호두나무 잎이 크기도 하려니와~ 한꺼번에 안 떨어지구~ ㅎㅎㅎ

이틀 꼴로 쓸어내야 한다.

그래도 아궁이 불 땔때 불쏘시개로 쓰면 아주 그만이여~~

그래서 아궁이 한짝에 모아두고 있다.

 

한참 쓸어낸 다음~

나락 널러 갔다.

 

첫날은 이슬이 걱정되어 비닐을  씌웠었는데~

그담날 아침에 가보이 물이 흥건~~~

에이~ 안 되겠다~

이웃들도 비닐을 안 덮는단다...

 

오늘 아침 가보이 역시... 안 덮은 것이 더 나았어...

건조망을 펼치고 갈퀴로 이리저리 펴 널었다.

그래도 이틀 해봤다고 솜씨가 좀 늘었네~ ㅎㅎㅎ

 

내처~ 쉬지도 못 하고 뒷골밭으로 올라간다.

들깨 털던거 마저 털어야쥐이~

윗밭에 것은 어제 털었고

오늘은 언덕밭~ 자투리밭에 심었던 것들 털어야 한다.

그래도 제법 많네...

 

털 데가 마땅찮아~ 길가로 나섰다.

멍석을 길가에 주욱~ 펴놓고 들깻단을 줄지어 놓고

도리깨로 쳐댄다.

이웃 밭에선 내외가 막대기로 일일이 치는데

우린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ㅎㅎㅎ 팔 아파서...

손가락에 물집 잡히지~ 팔 아푸지 손목 떨어져나가지~ ㅎㅎㅎ

 

도리깨로 막 쳐때린다.

첨엔 살살~ 나중엔 팍팍!

도리깨는 할매가 전문이다.

선녀는 나중에 한번 손대봤다~ ㅎㅎㅎ

 

다 턴 깻단을 밭둑가에 쳐무져놓고

들깨알 모아서 얼기미로 쳐서 푸대에 일일이 담았다.

멍석 말아 접어 개고 이런저런 도구들 챙겨 집에 왔다.

 

자아... 선풍기에 날리야지~

 

옛날엔 일일이 얼기미로 쳐서 치로 쳐서 했다는데~

요즘 세상에 그리 하다간 몸살나여~

선풍기 바람을 세게 해서

위에서 아래로 내리부으면~

바람에 검부지기는 날려가고 알곡만 아래로 줄줄 떨어지지...

 

옛날에... 이웃집 할매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탄하시길...

"우리 며느리는 치질 못 하는데~ 깨를 어떻게 까불꼬... 내없으면 어쩔꼬..."

 

나중에 이웃 할매들이 눈여겨보이~

그 며느리~

선풍기 두대갖고 잘만 까불르드라~ ㅎㅎㅎ

그러면서 동네 할매들 모여서 우스개하셨단다...

그 할매 그리도 걱정하더이~  하면서...

 

요샌 다들 선풍기로 한다.

 

우리도 멍석 좌악~ 펴놓고 선풍기 한대 갖다놓고

신나게 했다.

좋은 알곡들 따로 모아 담고~

덜 날린 것들 다시 한번 내리붓고~ 자꾸 하다보면

검부지기들은 다 날라가고 깨끗하게 알곡들만 수북히 모여지지...

 

들깨가 한 가마니는 족히 나왔다.

올해 깨농사 참 잘 되었네...

 

샘가로 가져가 큰 통에 씻어 건져 소쿠리에다 담았다.

물이 빠진 다음~  말려야 한다.

물 빠지면 참 가볍다.

 

오늘 날이 참 따시다...

나락 말리는 데는 좀 그래도~ 일하는 데는 참 좋드라...

 

일 다 끝내고 옷꼬라지 몸꼬라지를 보이~

깨알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머리칼속에서도 튕겨나오고~

목덜미에서도~ 팔목에서도~

신발속에서도~ ㅎㅎㅎ

아무래도 온몸 대청소해야지~ ㅎㅎㅎ

 

오늘 점심은 열무국수~

열무김치 담궈놓은거이 맛이 들어~

틀국시 삶아씻어건져  한 양푼 만들어 묵었다.

 

내일은 콩 꺽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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