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슬이 축축히... 촉촉히가 절대 아니다.
엄청 내렸다.
그래서 뒷골밭에 베어 눞혀 놓은 들깻단들이 몽땅 젖어...
축~~ 늘어져있다.
이럴때 들구 옮겨야 혀~~
천막하고 멍석들을 이고지고 갖고 올라가 이리저리 밭에 펴놓고
들깻단들을 옮겨오기 시작했다.
이슬이 말라야 털 수 있으니까~
또 이슬있을때 들구 옮겨야 깨알이 안 떨어지니까...
부지런히 날랐다.
자아... 어디서 부터 나르냐~
저 산 그늘이 있는 곳은 나중하고~
햇살이 동산에 떠올라 비추는 이쪽머리부터 나르자~~
햇살 떠오기 시작하면 이슬은 흔적없이 사라지느니...
구루마로 실어날랐다가~ 걍 온몸으로 들고 날랐다가~
온 밭을 헤집고 돌아댕기면서 날라다 놓았다.
점점더 햇살이 올라온다.
들깻단들이 파삭거리기 시작한다.
얼레~ 이러면 안 되는디~ 서둘러야 겠다.
할매는 차나락 널어 말리러 논으로 내려가셨고~
선녀는 이거 다 나르고 뒤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혼자 하니 일이 더디다.
그래도 어쩔 수 있나...
기어이 다 날라놓고 나이 옷도 엉망이고 머리칼도 산발이고~ ㅎㅎㅎ
툴툴 털고 내려오니~
아차! 아랫밭 언덕밭에 들깨들은 어쩌누???
여긴 아직 그늘이 좀 있으니 언넝 해야겠다.
멍석이 어데있노?
톱밥푸대 덮었던 것들 끌어내려 임시로 펴놓고 막 갖다 날랐다.
이래도 따가운 햇살을 받으면 깨알들이 다 터져나간단 말여~
그런 허망한 꼴이 어데있냐구우~~
꼬맹이 감따러 온다.
홍시감 하나 발견해서~ 묵는가부다.
선녀는 감 따묵을 새도 없이~ 논으로 튄다.
차나락 푸대 스물아홉개!
서마지기 논에서 이만하면 잘 난건가???
작년엔 스물한 푸대 나왔었는데...
할매는 왜 늦게 왔느냐고 혼낼기세~ ㅎㅎㅎ
부랴부랴~ 나락을 넌다.
햇살이 당분간은 좋다니까~ 안심이다.
얇게 널어야 잘 마른다고~ 이러저리 펴 널었다.
한참 했네...
겨우겨우 다 해치우고~ 푸대 정리하고 집엘 돌아오니~
얼라들 곶감 맹글자고~ 감 한 다라 따놓고 기다리고 있네그랴...
우짜노! 해줘야지...
얼라들이랑 툇마루에 앉아 감을 깍아 널었다.
깨진 감들은 감또개 맹글고 껍질은 껍질대로 말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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