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금 안 쓰면 못 쓴다.
아침이슬이 안 말라 해 올라오기만 기다리다가...
한번 가보자 싶어 논으로 내려갔다.
비닐로 덮어놓은 건조망위엔 물이 흥건~~
밤새 이슬이 비처럼 내렸나봐...
비닐을 벗겨 논둑가로 마르라고 펴놓고~
건조망을 펼치기 시작한다.
물이 줄줄 흐르는 곳은 마르라고 냅두고...
햇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는데...
그쪽부터 나락을 펴널었다.
이웃 아지매네는 아직도 그늘이다.
여기저기 이슬 마르기를 못 기다리는 이웃들...
논으로 밭으로 가는 소리...
한참 펴널은뒤~
내도 좀 이뿌게~ 골을 기리가며 널어보자 싶어
나락위로 갈퀴로 줄줄~~ 그어가며~ ㅎㅎㅎ
벼 파도무늬를 내봤다~ ㅋㅋㅋ
이따 한낮에 한번 더 기리면~ 잘 마르겠지비...
한놈이 감기가 걸려 머리가 터져나간다 해서~
일단 결석시키고~
아랫채 건넌방에 군불을 한부억 넣어줬다.
푹~ 땀내고 한숨 자고 일나면 괘안을꺼야~~~
내처 뒷골밭으로 올라간다.
할매는 이미 먼저 오셔서 들깨타작을 하고 계셨고...
올해는 막대기로 일일이 한단씩 집어들고 때리는 거이 아니라
도리깨로 하자신다.
사방으로 안 튀어나가게 멍석 단속 잘 한 다음~
도리깨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그래도 튀어나가는 놈들은 아깝지만 우짤 수 없고...
한짝 다 치면 선녀가 쪼차가 뒤집어놓고~
다 치면 또 뒤집고~
한번 막대기로 확인사살겸 몇번 때려보고~
깻단 더미로 던져버린다.
매 말랐기 때문에 나올건 없을껴...
그러길 몇차례 했노...
서서히 힘이 빠진다. 에고 배도 고푸고~
올핸 들깨를 많이 해서리~ 끝도 안 보인다~
도리깨질도 힘든데~ 내가 할까 싶어도 맡기질 않네...
시원치 않다 이거여~ ㅎㅎㅎ
한참만에야 다 해치우고
이파리들 따로 추려내고~ 깨꼰다리들 추려내고~
얼기미로 추려내고~ 등등...
다 떨어낸 깻단들은 한짝 고랑으로 몰아 쌓아놓고~
할매는 이거 다 불질러 버리자시지만~
에고.. 이거 불땀이 얼매나 좋은데~~~
온 겨우내내 불쏘시개로 할껴~ 냅둬유... 기겁을 해서 말렸다.
점심때문에 먼저 털털거리고 내려와
소 밥주고 물 주고 짚주고~~
햇살은 따갑고~ 눈은 못 뜨겠고~
일은 힘들고~
해야 할 일은 많고~~
그래도 올해 들깨농사는 이걸로 마무리가 되니까...
한시름 놓는다.
들깨 치로 얼기미로 쳐서 선풍기로 검부지기 날려서~
물에 씻어 말려 자루에 보관하는~
또하나의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손으로 농사지은 들깨 방앗간에 가져가서 기름짜고~
가루를 내달라해서 깻가루 만들어묵으면
얼매나 요긴한데...
그 생각해서... 오늘 꾹 참고 일했다.
점심 먹은뒤 한 숨 쉬고
또 나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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