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거름치기

산골통신 2005. 5. 30. 10:53

소마구 도랑공사도 얼추 끝났고~

바닥 공구리도 끝났다. 대충이나마...

 

오늘 세멘이 굳는대로 도랑에 판자 걸쳐놓고

똥구루마로 소똥을 쳐다 나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쳐무져놓은 소똥을 달구들이 빠대고 흩고

송아지 두마리가 밟아제껴 단단해질대로 단단해져~

쇠스랑으로도 안 되고~ 한참하다 땀좀 들이려고 내려왔다.

 

할매는 저아래 큰논에 물 깊은 곳 모를 다시 머들기하려고 내려가셨다.

같이 갈까요~~ 여쭈었더이

둘이 할 일꺼리는 안 된다고... 혼자 가셨다.

 

고물장사가 한차례 훑어갔다.

요새 심심찮게 들어온다.

하루에 3대나 들어올때도 있다.

 

울집에 드럼통이 몇개 있는데

하나는 괴기 궈먹을 용도로 맹글고

하나는 잡쓰레기 태울 아궁이 하나 맹글고~

하려고 냅뒀는데 산소 용접기가 없어서 미루고 있다.

헌데 자꾸 고물장사들이 눈독을 들인다.

 

오늘도 하마터면 업어갈뻔 했다.

해서 드럼통을 막 굴려~ 마당한켠에 모셔다 놓았다.

 

집공사때 쓰다남은 철근쪼가리들도 나중에 쓰려고 모아뒀는데

그것도 가져갈까봐~ 비닐로 덮어놓았다.

 

아침나절에 고추밭 한군데에 말목 박고 줄을 매었다.

고추들이 좋은 놈은 벌써 키가 커서 척척 쓰러진다.

나머지 고추밭도 좀 크는 거 봐서 말목 박아줘야지...

이웃들은 벌써~ 다 마친 일을~ 우리는 이제사 서둘고 있다.

 

해거름에 할매는 언덕밭 푸성귀밭 풀 긁고 계시고~

쪽파밭 쪽파 뿌리들을 캐내고 계셨다.

쪽파밭에 쪽파는 시들시들해지고~ 대신 뿌리가 퉁퉁해져있는데~

망할노무 쇠별꽃들이 점령을 해버려~ 어디에 쪽파가 있는지

당췌 알수가 없는기라~

다 헤집고 뽑아던지고 해서야 쪽파씨를 건져낼 수 있었다.

 

너무 가물어 땅에서 먼지가 풀풀... 뽑아내지도 못하고

갸 호미로 득득 긁어내야만 했다.

 

논에는 하루에 최소한 두번은 가봐야하는데~

뭐가 분주한지 항상 바쁜 선녀는 하루에 한번도 가보기 힘들다.

대신 할매가 지팡이짚고~ 꼬부라진 허리로 허덕거리며 댕겨오신다.

논에 물이 많아 아랫논으로 내려보내는데 너무 많이 내려가

아랫논엔 물이 넘칠정도로 넘실대고~

윗논엔 바닥이 드러날락말락하고~

해서 도랑물을 대놓았단다...

 

해거름에 오늘은 진짜로 소마구 똥을 다 쳐내야지 싶어 올라가니~

이노무 송아지가 또 뛰쳐나올라고 폼을 잡는다.

쇠스랑으로 위협을 한번 준뒤~ 소똥을 다시 쳐내기 시작...

몸이 안 풀린다...

자꾸 지친다.

두어 삽 뜨고 한번 쉬고~

두어 삽 뜨고 또 한번 쉬고를 몇번이고 반복을 한 다음~

대여섯 구루마 내간 다음에사~ 몸이 어느정도 풀려...

막판까지 내리 쳐낼 수가 있었다.

 

헌디 막판에 왕겨푸대를 끌고와 깔아준다고~ 이리저리 푸는데~

이노무 송아지! 그예 밖으로 뛰쳐나갔다.

에그...

어미소는 송아지 들오라고~ 몸을 겅중거리며 난리를 치고

송아지는 어미가 그러거나 말거나 바깥세상 탐사에 정신없고~

 

큰놈을 급히 불러내

송아지를 몰아오게 시켰다.

큰놈 소마구 담장으로 올라가~ 송아지앞으로 가서 몰아내는데~

오케이목장 목동해도 되겠드라~ ㅋㅋㅋ

 

말끔히 쳐내고 왕겨를 한푸대 깔아주니~ 뽀송뽀송한거이~

내맘까지 뽀소송~~ 해지드라...

낼부턴 매일매일 치우주께~

이젠 거름터미도 새로 만들어놓았으니까.. 미룰 일은 없을꺼야...

 

얼라들은 바쁜 엄마대신에

저녁밥을 안치고 (말로만 쫌 도와주긴 했지만)

반찬을 만들고 두놈은 국수를 삶아 먹고 있드라...

 

이제 슬슬~~ 밥하고 요리하는 방법과 불다루는 방법을 정확히 가르쳐줘야겠다.

 

내일은 낫들고 풀하고 한판 벌려야겠다.

호박구덩이 옆과

비닐하우스 뒤

밭둑

이런저런 과실수 밑

저어기~ 산밑밭.... 에혀...

 

할매는 밭에 풀하고 한판 벌리실꺼고...

선녀는 밭둑의 풀하고 한판 벌릴꺼고~

아무래도

비오기 전에 일차 잡아놓아야 비온다음에 일이 수월할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