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오늘은 무슨 일을 했을까...

산골통신 2005. 5. 29. 22:02
할매는 새벽부터 숫송아지 탈출사건때문에 수습하느라 바쁘셨고~ 참깨밭을 다 밟아제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유독 일욜날이면 아침잠이 많은 선녀는 달구들이 그랬는 줄 알고 애꿎은 달구들만 발로 걷어차댔다. 고추밭에 물주고 달구집에 물주고~ 소집에 물주고~ 물호스가 트렉터가 밟아 깨졌는지~ 달구집에 물이 안 올라가 도랑물 퍼다주고 있다. 허리 꼬부라진 할매가 달구물통까지 들고다니느라 애잡순다. 요놈의 강아지만한 쥐새끼들이 어미닭이 품고있는 병아리들을 다 잡아죽여놓았다. 어미닭은 놀래서 오데론가 도망가서 안 오고... 오늘 저녁 할매랑 선녀랑 쥐끈끈이를 한박스 통채 가져다 닭집 여기저기에 병아리시체 미끼와 함께 놓았는데.. 내일 새벽에 올라가보면~ 그 효과가 있을라나.. 애꿎은 억수로 머리나뿐 달구들이 붙어있지는 않을까... 쥐만치 미운놈도 없고~ 괭이만치 미운놈도 없다. 잡으라는 쥐는 안 잡고~ 괭이도 병아리만 노린다... 언덕밭에 쌈채소 씨앗을 뿌렸는데 먼넘의 쇠비름이 뿌린 씨앗보다 더 많이 이리도 잘 났는고... 기맥히다. 호미질을 하면 땅에서 쇳소리가 날 정도로 가물다. 이번 목욜쯤에 비소식이 있다하니~ 그때쯤 풀을 잡아볼까나... 산밑밭에는 이미 호미로 풀잡긴 글렀다. 잘 드는 낫이 필요하다. 감자밭에는 먼넘의 명아주가 진을 치고 있는고... 오늘 집공사는 웃채 지붕 페인트칠 마무리하고~ 멋진 청기와지붕이 되었다. 그 다음엔 소마구 도랑을 파고 메꿨는데~ 할매의 진두지휘아래~ 일꾼들이 착착 움직여~ 완성해놓았다. 할매의 머릿속엔 공사계획이 이미 완성되어있는데~ 아무리 일꾼들이 뭐라뭐라~ 조언을 해도~ 별수가 없는기라~ 하란대로 해야지~ ㅋㅋㅋ 얼라들은 오늘도 점심과 저녁을 지들끼리 알아서 챙겨묵었다. 마당에서 들어보이~ 큰놈은 삼겹살 남은거 궈먹고~ 작은놈은 계란찜해서 먹고~ 꼬맹이는 저녁참으로 나간 닭죽이 일꾼이 바쁘다고 가버린 바람에 그대로 남은 걸 고스란히 차지했다. 이놈들 설거지까정 해놓으면 누가 뭐라냐~~ 싱크대에 가득이네 그랴~~ 저걸 언제 하나... 그래도 저녁상을 깨끗이 치워 놓은걸로 걍 봐줘야지 어카냐... 참취 미역취 쑥부쟁이 두메부추 참나물 겨자채 청경채 치커리 머위 쑥갓 등등을... 박스에 대충 다듬어 담아 서울할매한테 보냈다. 나물 다듬는 것도 하루종일 걸린다. 아직 어려 일일이 손봐야 하므로... 나물 중에 정구지만치 다듬기 싫은 것도 있을까~ ㅎㅎㅎ 요새 일꾼들 새참으로 정구지적을 꿔나가는데~ 오늘도 다듬기 구찮아~ 덜렁 베다가 할매앞에 놓아두고 줄행랑쳐버렸는데~ ㅋㅋㅋ 할매는~ 첨엔 막~ 뭐라 하시다가도... 해주시긴 하는데~ 오늘은 쳐다도 안 보시네그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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