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렇듯이.. 사전 연락없이 이 근처에 와서 전화가 띠리리~~ 온다. 여기 어딘데~ 어떻게 가면 되느냐고...
일없이 쉬고 있을때는 별무리없겠으나... 한참 정신없는 농사철에 공사판까지 벌리고 있는 이즈음엔... 죽을 맛이다.
내가 여유가 없는 탓일까... 인심이 야박해져서일까... 아니다.
남의 인심탓하지 말고 내인심 나무라란 말이 있는데... 물론 내인심도 그다지 후하진 않다는 건 인정하나... 온통 하루를 망치고나서도~ 내 후하지 않은 인심을 탓할 순 없었다.
일꾼들은 땡볕에 일을 하고 있었고~ 그 뒷바라지며 같이 일이며 정신없이 하고 있는데... 불쑥 들어선 손님... 설사 사전연락이 있었다해도~ 그 손님에게 신경을 써 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한참 지붕위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차에... 일꾼만 냄겨두고 내려와 그 손님을 데리고 차한잔 나누고~ (한잔이 아니라 한 주전자!!!) 온김에 주변의 관광지를 둘러보아야 한다는 거절못할 요청에 나무꾼은 그 손님을 태우고 유람을 갔다...
쥔없는 새 일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고 일꾼은 혼자 혼자 하다 댓자로 뻗어버리고~ 나무꾼도 손님 보낸 뒤 기를 쓰고 마무리 하다가 더위를 먹었는지 그예~ 같이 뻗어버리고... 선녀는 논에도 못 가고 밭에도 못 가고~ 할매혼자 하시다가 그만 자리에 누워버리셨다.
뭐라 해야할까...
그래서 내는 어딜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 지리산에 갔을때도... 오라는 허락을 받고 갔었어도... 언넝 자리를 뜨고 싶어~ 일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바늘방석이 되어... 조바심이 났었더랬다. 억수로 미안해서... 내맘대로 할 수 있었다면 그런 식으로 그런때 가고 싶지 않았었다. 본의아니게 그 사람의 시간을 무례하게 뺏었던 것 같아... 다신 그런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솔직히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우리 일해야 한다고... 같이 일하지 않겠느냐고... 드실 것들 저기 부엌에 있으니 챙겨드시고~ 쉬시고 싶으면 쉬다 가시고~ 일하고 싶으면 하시고~ 편하신 대로 하시라고...>>
이젠 더이상 바쁜 농사철에... 농사일 뒷전에 두고~ 겉으론 한가로이~ 속으론 애타는... 그런 이중적 손님접대방법은 버려야 겠다.
어제 그 손님접대에 일하기 좋은 시간을 다 허비한채... 하루를 마무리하니... 새벽이었다. 그 여파가 오늘까지 있다.
삭막한 도시인심 탓하지 않고 어찌 농촌인심만 야박해져간다고 탓을 할까...
도시인만 사람이고~ 농촌사람은 비상 대기조인가...
농번기에 놀러오고~ 농한기에 일하러 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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