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머리가 엉뚱한 쪽으로 돌아간다.
독도할미꽃님한테서 받은 야생초들~
몇년새 산밑밭에서 무지하게 번식시켰다.
갸들한테 비료를 줬나~ 약을 쳤나~ 거름을 줬나 그래...
암것도 안 주고~
걍 가끔씩 잊어버릴 만하면 올라가 키 큰 풀이나 잡아주고 말았지~
쑥부쟁이는 밭둑 도랑가로 좌악~ 올라가며 심었고
섬초롱은 첫번째 고랑
두메부추는 두번째 고랑
산마늘은 세번째 고랑
미역취 전호 삼나물 기린초등은 얼마 안되어 한귀퉁이에서 살고 있고
삼백초는 죽었는가~ 싶어 들여다보면 잎이 삐쭉 돋아나는 애들이다.
곰취는 그예~ 저세상으로 가버렸고~
참나물은 제자리에서 핵분열중이다.
개미취는 아랫밭둑 전체를 점령했다.
아~ 어쨌든간에~ 이 야그가 아니고~
오늘 사고친 야그는 말씨~ 딴거다.
밭으로 오며가며 밭둑만 보면 드는 생각이었는데
까짓 어차피 밭둑은 잡풀들이 자라고 있는 곳인데~
한여름이면 며칠 간격으로 예취기나 낫으로 베어줘야 하고~
넘들은 제초제를 억수로 쳐대는 곳인데~
엉뚱한 선녀 머릿속에선
그야말로 엉뚱한 생각이 데굴데굴 굴러댕기고 있었으니~
저 무지막지하게 번식력이 겁나게 좋은~
야생초들을
이 밭둑으로 모조리 이사시키면 어떨까...
갸들은 뿌리로 번식하는 놈들이고~
어차피 잡초로 분류될 수도 있는 놈들인디 말씨~~
밭둑엔 진절머리나는 소먹이덤불이랑 쇠뜨기랑 쑥이랑 명아주랑
거 머시기냐 하여간에~ 징그러운 놈들만 자라고 있는디 말씨~
오늘 드뎌 사고쳤다.
어제 비도 왔겠다.
오늘 모종 옮겨심기엔 적격이여...
할매는 옥수수 모종 옮겨심고
감자밭 북 주시고 싹 안 난 곳 마저 심느라고 바뿌신데
모른척! 하고...
산밑밭에 올라가 모종들을 구루마로 실어날랐다.
언덕밭 잡풀 우거진 곳을 죄다~ 뽑아던지고
그곳에 쑥부쟁이랑 취나물을 심고
맞은편 딸기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는 곳에는
미역취랑 두메부추를 군데군데 심어놓았다.
그리고 복숭아나무밑 잡풀 우거진 곳을
삽으로 파헤치고
쑥부쟁이랑 개미취 섬초롱을 대거 옮겨심었다.
이거 모종이 억수로 많이 들어가네그랴...
벌써 세 구루마째 실어왔는디 말여...
심은 티가 안 나네...
뭐가 심어져있는 곳은 풀뽑기도 수월하다.
풀만이 무성하게 있는 곳은 손도 대기가 싫은겨~
앞으로 몇번은 풀을 잡아줘야 할꺼야...
저위 산밑밭에는
이젠 야생초들이 풀을 이겨묵었다.
키가 큰 망초나 바부쟁이 토끼풀 쑥 이런것들만 뽑아주면 된다.
여름에 명아주하고 비름하고 바랭이만 얼추 잡아주면 된다.
작년 여름 막바지에 잡아주지 못한 바랭이가
이젠 낙엽구실을 톡톡히 해주어 다른 잡풀들이 자라지 못하고 있다.
모종들을 더 파다가
밭둑으로 올라가며 더 심어야 하는데
벌써 지친다.
풀뽑는기 이기 장난이 아녀...
할매는 쓸데없는 짓거리 한다고 한말씀 하실 거 같은데~
어쨌든 심어놓고 야단은 맞더라도...
일단 사고는 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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