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모내기

산골통신 2005. 5. 27. 09:10

올해 모내기는 엄청 수월했다.

논 삶은건 억수로 맘에 안 들었지만

그런대로 넘어가기로 하고...

넘의 손으로 하는기 맘에 드는기 얼매나 있겠노...

 

어쨌든 크고 작은 논 네 군데~ 열마지기...

어제 아침부터 아랫논 세군데 모내기 먼저하고~

군데군데 뜬모 잡고~

 

오늘 식전에  윗논 큰논 모내기 하고

뜬모는 이따 잡기로 하고...

이틀에 걸쳐서하게되었다.

 

어제 물장화신고 본격적으로 모판을 나르려고 보이~

집안에 장정이 둘이나 있는기다. 흐미~~ 좋은거...

막 불러제꼈다.

올해는 모판좀 날라보시더~

날도 안 덥고~ 좋네~ ㅎㅎㅎ

 

금방 후딱 일 하고 오네그랴...

올해처럼만 농사일 하면 얼매나 편할꼬...

 

해서 참은 할매가 내가시고~

선녀는 뜬모만 잡기로 했다.

 

논에 물장화신고 들어가~

여기저기 논 네귀퉁이와 군데군데~

물 깊은 곳~ 모가 빠진 곳~ 션찮은 곳들을 일일이 바로잡아나갔다.

 

논 하나에 세시간 가까이 걸리드라...

그래도 올해는 뜬모가 별로 없어서~ 그런대로 할만했다.

허리도 덜 아프고...

 

논물대는 것도

아랫논 먼저 모심기하고 웃논삶고  물빼고 그 물을 아랫논으로 바로 대고... 해서

물도 허비를 안하고 별다른 고생 안 하고 어제 밤새~ 물을 댈 수 있었다.

모도 실한 것이 물 속에 잠기지도 않고 좋았다.

 

오늘 웃논과 아랫논 뜬모만 모들구면 모내기는 다 끝난다.

남은건 물꼬 물관리...

논둑 풀 깍기~

논둑콩 심기다.

 

이래서 밭농사는 여자 혼자 못 짓지만

논농사는 여자 혼자 지을 수도 있단 말이 나오는거다.

어차피 트렉터와 이앙기 콤바인이 큰일은 다 해주므로...

동네 성호할배가 이앙기가 있어서 올해도 모내기는 맡아 해주셨다.

콤바인은  희득이아빠가 트렉터는 준모할배가~

말 안 해도 다 맡아해준다. 물론 그 비용은 칼같이 내야지...

 

집공사는 오늘 보일러시공을 한다.

마루시공은 내일쯤...

오늘은 웃채 지붕 굴뚝제거작업이다.

보일러난방집으로 개조를 한지가 수십년인데~

그 굴뚝이 볼썽사납고 자꾸 내려앉아~ 서까래가 부러져내려..

어쩔 수 없이 공사를 하게 되었다.

이참에 지붕 페인트작업도 해야하고...

나무꾼과 착한 일꾼이 오늘도 매달려 일을 하고 잇다.

 

오매불망 소원이던 마당이 넓어지자..

얼라들이 신이 났다.

저녁마다 숨바꼭질에~ 공차기에~ 뛰댕기느라고...

지들도 그동안 얼마나 숨이 막혔을꼬~ 콩알만한 마당에서...

 

그래서 넘의 앞을 가로막는자~ 넘의 물길을 막는 자~

넘의 맘을 해하는 자...  안 좋느니... 암...

 

세 얼라들에게 일렀다.

니들은 절대 넘의 눈에 눈물나게 하지 마라...

넘의 맘에 상처주지 마라...

넘에게 해되는 일 하려하지 마라...

착하게 사는 것이 별게 아니다.

넘의 맘을 내맘같이 생각해라...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착하게 바보같이 당하며 속썩고 사는 것보다는

현명하게 합리적으로 강하게 살아야 한다.

약자에겐 한없이 약해야 하고~

강자에겐 강철같이 강하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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