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비가 한두 차례 내린다.
외자자 퍼붓는 소나기일 때도 있고 그냥 이슬비거나 주룩주룩 추적추적일 때도 있다.
그러다 문득 그치고 말짱해지면 꾸물꾸물 기어나가 한 바퀴 둘러보고 보살피고 들어온다.

이번 나무꾼 차에 실린 찬거리다.
가지 하나 오이 두 개 애호박 두 개 깻잎 한 봉지 상추 두 봉지
달걀 두 팩
풋고추 한 봉지
방울토마토 큰 토마토 한 봉지

요즘은 이렇게 밖엔 보낼 게 없다.
열무는 지난번에 김치 담아서 한통 보냈고
쌀도 넉넉히 가져갔고
다른 밑반찬 해나르기엔 좀 거북하다. 내 할 수 있는 것만 할란다.

오랜만에 가본 산밭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들꽃들이 피어있더라.
2020년인가 가물가물~ 꽃밭을 조성한다고 나무꾼이랑 산녀랑 구획을 정해서 꽃모종들을 대거 심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리고는 일년도 안되어 풀관리가 안되어 묵어지고 잊혀졌었더랬다.
그런데 올해
그중 기생초와 부용이 살아남아 아무도 알지 못한새 저리 피어 있더라.
부용은 아직 키와 꽃몽우리만 키우고 있었고 기생초만 그득그득 피어나고 있더라.
나무꾼이 차마 예초기를 들이댈 수가 없어 놔뒀다고!

자연이 스스로 만든 꽃밭이다.
이 꽃들이 다 지고 난 다음 여기에 이런저런 꽃씨들을 흩뿌려놔야겠다.




어제 해거름에 봉덕이와 산책 중 삼색이를 만났다.
이놈은 만나면 꼭 아는 척을 억수로 하면서 같이 산책을 하곤 한다.
요며칠 안 보이길래 궁금했었는데 지도 은근 반가웠었나보더라.
산녀를 무쟈게 아는척 하면서 배도 까고 뒹굴고~ 아무리봐도 봉덕이를 반가워하는 건 아닌듯…



그렇게 산을 내려와 산길 따라 걷다가 냇가까지 내려가서 둑길을 한참 걷다 왔다.

참 희한하지… 개와 고양이와 산책하는 날이 오다니.
삼색이는 오늘은 집까지 찾아와서 아는척을 억수로 하더라.
삼색이는 삼숙이 새끼다.
삼숙이가 두번 출산 총 11마리를 낳았는데 까망이 둘 고등어 하나 삼색이 하나 얼룩이 하나 흰코 하나 이렇게 살아남았다. 흰코는 응달말로 이사가서 사는 듯하고
고등어와 까망이 얼룩이뚠뚠이는 이웃 짚단 쌓아둔 헛간에서 사는 듯하고
삼색이는 이웃 소 축사에서 주로 살고
다른 까망이는 우리 소마구에서 주로 산다.
제각기 자기 영역이 있어서 가끔 집으로 밥
먹으러 온다.
방금 얼룩이인 뚠뚠이와 까망이 한 마리가 마당에 다녀갔다.
똘망이 손주들인 치즈냥이 다섯마리는 길건너 엄니집 마당에서 터잡고 산다.
증손주인 미숙냥이도 같이 붙어서 살고 우리집에는 아침마다 다녀간다.
우리집은 봉덕이가 철통같이?! 지켜서 몰래몰래 다녀간다.
이른 아침 마당을 나서면 들냥이들이 밥마중을 나온다.
이웃들이 어쩌다 그 꼴을 보고 웃더라.
그래도 쟈들 덕분에 집 근처에 뱀출몰이 거의 없으니 얼마나 좋은겨!!!
그러면 다들 수긍한다.
요즘 농사일은 크게 없다. 풀은 어느정도 잡았고
돌아다니면서 호박 오이 뻗어나가는 덤불들 교통정리 해주는 일이 좀 있고
고추밭에 쓰러지는 애들 있나 병이 오나 안 오나 감시하는 일이 좀 있고 뭐 그렇다.
장마 오기 전에 풀을 어느정도 잡아내서 참말로 다행이다.
장마 끝나고 7월 말이나 8월 초에 김장 무 배추 밭을 장만해놓을 일이 그중 큰 일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