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털털이 산녀는 이쁘게 꾸미는 건 잼병이다.
대충대강이 천직이다.
상추 한 포기
오이 한 개
달걀 두 알
애플식초
멸치액
그리스 크레타섬 올리브유
의사샘이 살 빼는 것이 약 먹는 것보다 훨 낫다고 자꾸만 살을 빼란다.
3년간 20키로가 빠졌다.
지난 달 의사 면담때 아주아주 흐뭇해하시면서 참 보기 좋다고 마구 칭찬하심!
이대로만 쭈욱 가라고~
산녀는 밥심으로 산다. 식탐이 크다!
그런 산녀에게 밥을 먹지 말라는 건 죽으라는 거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단백 지방으로 먹으라는데 산녀는 고기보다 생선보다 탄수화물을 더 애정한다.
밀가루음식을 제일 좋아하고 빵이나 부치개 튀김은 삼시세끼 먹으라해도 먹는다.
애들이 집에 다니러올때 뭐 사갈까? 물으면 피자 치킨~ 떡튀순~ 디저트빵~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건 마트가 멀고 배달이 안되는
오랜 산골생활에서 생긴 결핍의 결과다.
다만 설탕은 안 좋아한다. 단 걸 먹기는 하는데 너무 단 거는 싫어한다.
찬장에 설탕 자체가 없다. 단게 필요하면 매실액을 넣거나 안 넣고 만다.
이번에 큰아이가 대전에 들러 성심당을 털어왔다.
시방 냉동고에 그득이다. 신난다.
다만 적당히 하루 하나씩 아껴 먹어야 한다.
오래 사는 건 원하는 바 아니지만 좀이라도 덜 아프게 살다 가고 싶걸랑…
내 먹을건 내가 챙기고 내 똥은 내가 닦고 살다 가고 싶다구…
최근 아무래도 밥양을 줄이려고 아침은 이렇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음… 노력해야지…
대신 점심은 거하게 먹어치운다. 온갖 채소 다 넣은 비빔밥이나 국수나 파스타 부치개 등등
그리고 저녁은 6시 전에 먹는데 간단하게 감자 몇알 두유 한 컵 열무나 상추겉절이를 곁들여서 대충 때운다.
배고픔은 꼭 점심 때 오더라고!!!
아침 저녁은 넘어갈 수 있는데 점심은 못 넘어가니까 이렇게 정해놨다.
그리고 살 빠지는데 일등공신은 실내자전거다.
경로당에 장식용으로 있는 실내자전거를 보고 해보고 싶다 생각은 있었는데
좁아터진 집에 놓을 데도 없고하야 포기하고 있었는데 막둥이가 작년 여름에 떡하니 하나 갖다놨다.
소파를 치워버리고 티비 앞에 설치하고 일마치고 들어와 쉴참에나 밥 먹고 나서는 어김없이 실내자전거에 올라탔다.
뭐 힘들게 굴리는 것도 아니다. 땀나게 하지도 않는다. 대충대강이 산녀 신조인지라 설렁설렁 30분에서 1시간 가량을 유튜브 몇편 보면서 한다. 유튜브가 신의 한수였다. 잼난다.
그게 일년 가까워 오는데 그 1년 만에 10키로가 더 빠진거라… 그리고 중요한 거~ 체형이 변했다.
수십여 년간 산녀 옷 사이즈는 XL이거나 2XL 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L도 크고 M은 적당하고 급기야 어떤 옷은 S가 맞더라고…
세상에 이런 일이…
십여 년 전에 나무꾼이 행사용으로 만든 기념티를 한 벌 갖다줬는데 대가리도 안 들어가서 냅다 던져뒀었다. 마누라 옷 사이즈도 모른단 말여?!
그게 지난달 옷장 정리를 하다가 무심코 입어봤지. 으잉?! 딱 맞네?!
또 경로당에 찬조들어온 바지가 한 벌 있었는데 입어보니 종아리에서 더는 안 들어가서 못 입어 던져뒀었지. 이걸 어케 입어?! 소리를 냅다 질렀었다. 할머니들이 이케 작단 말야? 이러면서…
그 바지가 이제 헐렁하다는 거… 이 뭔 일?!
좀더 있으면 커서 못 입을~ ㅠㅠ
밥은 맘대로 먹는다. 때로 배터지게 먹는다.
양심에 좀 찔리면 아침이나 저녁엔 가끔!!! 초간단으로 먹기도 한다. 밥 식탐이 꽤 커서리…
가끔 16시간 정도 간헐적 단식?! 도 한다.
새벽 식전에 나가 밭일하다 들어오면 뭐 자연스레 그리 되기도 하더라고…
밥 먹고 나면 유튜브를 키고 무조건 실내자전거로 기어올라간다. 안 올라가면 허전하다.
예전에 어떤 백키로 넘는 거구의 여성이 실내자전거를 춤추며 타며 다이어트를 하는 동영상을 봤는데 몇년 만에 날씬이가 되었더라고!
산녀가 딱 그 짝이다.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춤도 추게 되었다. 몸이 무척 가볍다. 이런 날도 오는 구나 싶다.
이걸 갖고온 막둥이에게 니는 효도 다 했다. 더 할 필요없다 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아침저녁으로 누워서 하는 스트레칭을 했다. 눈 뜨자마자 그리고 자려고 누우면 무조건 했다.
산녀는 운동을 아주아주 무척 싫어한다. 땀나게 하는건 극혐한다.
운동하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애써 외면해왔다.
누워서 하는 스트레칭은 게글뱅이 운동이다. 게글뱅이 산녀에겐 맞춤운동?! 이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 물론 처음엔 힘들었지… 적응기간을 잘 버텨야 한다.
실내자전거도 처음 한 달은 단 20분도 못 했었다. 엉디가 아파서 오래 앉아있지를 못했었지. 그러던게 한달이 지나자 거짓말같이 습관이 되어 편하게 잘 하게 되었네.
3년 만에 만난 지인들이 산녀를 보고 놀래더라. 왜이리 홀쭉해졌냐고!!! 어디 아픈거 아니냐고…
전혀 그런거 아니올씨다! 걱정마쇼~
문제는 다른데 있다.
맞는 옷이 하나 없어서 모두 새로 사야만 한다는 거… 특히 외출복~ ㅠㅠ 우짤겨~
옷장 정리를 하면서 싹 치우고 나니 입을 옷이 없어 ㅠㅠ
급기야 애들이 작아 못 입는 옷을 꺼내 산녀가 입고 있다는…
이리 웃픈 현실이 올지 우예 알았노 말이다.
평생 이 거구로 살다 갈 줄 알았지! 이건 아부지 닮아 타고난 거여! 이러면서…
살이 빠지고 옷정리를 하면서 그동안에 세상에 얼마나 뚱뚱했었던 거여?! 스스로 놀랜다.
뭐 그렇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