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식전에 드뎌 고추밭에 물을 줬다.
골골이 헛고랑에 호스를 대고 푹 줬다. 다행히 경로당 근처라 경로당 마당 지하수 물을 연결해 쓸 수가 있다.
고추골 옆에 심은 토란도 누렇게 잎이 말라가더라.
이리 물을 준다해도 오늘 대낮 땡볕에 다 증발할걸… 더 목마르게 한 것 아닐꺼나…
진짜 비닐하우스 고추밭 말고 노지에 고추 심고 물 주기는 산녀 평생 처음이다!!!
이제 밭작물도 물 안 주고는 안되는 세상이 왔다.
한달이상 비를 구경도 못 했다!


고랑마다 흠뻑 고이게 주고 사방 흩뿌려줬다.

절로 난 아욱이 키만 쑥쑥 자라 낫으로 댕겅댕겅 잘라 닭집에 던져줬다.
고구마고랑 사이사이 풀 뽑다가 한 바구니 되길래 그것도 던져주고~
고라니인지 토끼인지 고구마순을 뚝뚝 잘라먹었길래 울타리망을 다시 쳤다. 산에서 내려오는 쪽하고 이웃밭 경계하고 길가하고 총 세군데…
산에 먹을게 없나? 고구마는 가을에 너구리가 뒤져 먹는데 순을 뜯어먹는 건 고라니말고는 없겠지?!


사람손을 타면서 자란 미숙냥이는 사람손이 그리운가보다.
자꾸 일하는 산녀한테 치댄다.
매일 아침 마루 문을 열면 문앞에 와있다.
밥그릇 있는 냥이텐트로 막 뛰어가면서 어여 오라고 뒤돌아 보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 기온이 급 떨어진다.
언제 그리 뜨거웠냐는듯 싹 변한다.
비가 좀 와야 들깨 모종을 할텐데…
다들 들깨랑 콩모종을 길러놓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