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술친구?!

산골통신 2026. 6. 15. 15:11

경로당 할매들과 술친구가 되다.
어제도 오늘도 불려가서 술 한 잔 걸치고 왔다.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모르는데 어쨌든 이리 되었다.
산녀가 아주 편한가 보다.

경로당에서 점심 한끼 해먹고 노는 일이 많은데 할매들끼리 실갱이가 좀 있기도 한단다.
각자 집에서 찬거리나 뭐든지 먹을걸 갖고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로당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안 갖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네…
근데 그런 분들은 먹는건 억수로 잘 찾아드신다고…
그리고 그분들은 뭔 일 있던 없던 밥 한끼 해먹자고 선동을 하고 서로서로 전화해서 오라고 하고 등등…
해서 은근 미운털이 박혀 있단다.
그걸 그려려니 보고 넘기는 분들도 많은데 몇분은 못 봐넘기고 한 소리를 하신 모냥이라…
한 할매가 당신이라고 콕 찝어서 한 소리도 아닌데 용케 알아들으시고 집에 가서 할배한테 눈물바람하면서 하소연하신거라~
그 할배 노하셔서 야심한 밤에 그 말을 한 할매한테 전화!
우리 할멈한테 그런 말을 했느냐고!
거기다 대고 했다 어쩔래?!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네…

뭐라 말을 해야할꺼나…
참 사람은 각양각색 백인백색이라 뭐 어쩌겠어!

그 말을 한 할매한테
“그냥 그려려니 보고 넘기시지 왜 그러셨어요. 안 고쳐지잖아요. ”
그랬더니
“나는 그런 꼴 못 보네!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오늘도 밥 안 하나 하고 기웃거리며 와 있다가 안 해먹으니 그냥 가버리더라고~ 그게 사람이여?!”

이 조그마한 산골마을에 몇 안되는 가구에 참 별 일들이 많다.
패가 갈려서 이리저리 알력이 보이게 안 보이게 있고…
그 와중에 산녀는 어디쯤 끼어 있을까?!
서로 자기쪽이라고 믿고 있을라나?!

근데 뭐가됐든 산녀는 이제 할매들 공식 술친구가 되어버렸다.
나무꾼도 산녀도 말이 통한다고 좋단다!
나무꾼이 집에 언제 오는지 가끔 물어보시고 찾아오셔서 이런저런 상담?! 좋은 말?! 나누고 가시기도 한다.
이게 좋은 건지 아닌지 모르지만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한다.
조용조용 살기를 원한 산녀인데 이젠 그게 안되게 생긴건가?!

인구는 해마다 줄어가고 빈 집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사람들간의 친목은 나날이 소멸되어간다.
서로가 외로워하면서도 서로를 내친다.
그냥 말 한 마디로 천냥빛을 갚을 수 있다는데 그 말 한 마디를 못해서 서로 아웅다웅 하고 산다.
산녀는 뒤에서 욕 안 한다. 욕은 신나게 당사자 앞에서 해대지!!!
뒤에서는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만 말한다.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그게 사실이라고… 그 뿐!

어른이 없다.
다들 어른이다.
다들 어른이고 싶어한다.
다같이 늙어가는 산골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늙은 새댁 산녀는 그냥 술 마시자고 부르시면 냉큼 달려간다. 어쩔겨~ ㅎㅎ

꼬질꼬질 봉덕이~ 해바라기하며 낮잠! 안 뜨겁나?!

거기 숨으면 숨어지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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