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싫다는데 오라마라 하기도 싫네.
올듯 올듯하면서도 안 오는 비…
다만 일교차가 커서 새벽이슬로 목 축이며 작물은 그럭저럭 자란다.

어제 아침 제비새끼들이 첫 비행을 하다.
들썩들썩 좁은 집에서 네 마리가 법석을 떨더니만 드뎌…
아침에 나가서 해거름에 들어온다.
나는 연습 먹이사냥 훈련 등등 부모제비로부터 연일 강훈을 받고 있는듯 하다.

옆에 기둥 위에 집을 지으려고 진흙을 물어다 붙이기에 집 짓기 편하라고 판자를 대놓았는데 그 옆옆 기둥 처마 밑에 저리 집을 짓고 있다. 며칠 전부터 제비 한 마리가 자꾸 날라와 부모제비랑 실갱이를 하더니만 그 제비인듯 하다.
근데 집 짓는 속도가 여엉 션찮다. 하루 이틀이면 다 짓는데 시방 사흘째인데도 저모냥이다.
아무래도 옆집 텃세가 있는지?!
몇년 전에 도시장정이 제비 집지으라고 미끄러운 벽돌을 정으로 땅땅 쪼아서 흠을 내놨었다. 드뎌 집을 짓기는 하는데 뭔 일인지 두고봐야겠네…

이게 마지막 파내는 죽순이길 또 빈다 ㅎㅎ 참 끈질긴 생명력이다.


올해도 매실 작황은 꽝이다.
원래 매실은 보름에 한 번씩 약을 친단다.
친환경농사를 짓는다는 농원주인이 직접 말한거다.
그런걸 우리는 단 한 번도 안 쳤으니 뭔 배짱인고…
시중에 덜익은 청매실이 유통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매실이 익어갈 무렵 병이 많이 온다. 하루이틀 사이에 순식간에 온다.
올해 매실 따러 오는 사람들에게 통보했다. 알아서 골라 따가라고~
앞으론 매실농사 안 하고 그냥 꽃이나 볼거라고…
지난번에 만난 면내 농약방 사장이 이야기해주더라.
”꽃 보려고 심으세요? 따먹으려고 심으세요?!“
귀농귀촌해서 과실수를 심고자 하는 사람들이게 묻는단다. 그냥 꽃이나 보세요~ 라는 거지.
과실수는 약을 들이부어야 따먹을 수 있으니까 그걸 감당하려면 심으시라고 한단다.
차라리 과일 사먹는게 훨 싸다고…

산밭 연못에 옮겨심은 연뿌리에서 세 개나 잎이 났더라. 물풀을 더 긁어와서 뿌리가 뜨지 않도록 덮어줬다. 잘 자라길… 명색이 연못인데 말이야.


보리수 열매다.
원래 고목이던 나무가 죽고 그 뿌리에서 돋아난 작은 가지를 심었더니 저리 잘 자랐다.
와구와구 몇 줌 따먹고 좀 따왔다.
모레 올 손님들 따먹을 것도 남겨둬야해서리…


덜 익으면 떫은데 살짝 검붉게 익은 놈들은 참 달다. 특유의 맛이 있다.
이걸 먹으니 그 옆 오디는 따다말고 던져버렸다. 어릴적에 오디는 참 입이고 혓바닥이고 온통 꺼매지도록 따먹었었는데 이젠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다.

식전에 잎들깨 모종 두 판 심고
금계국이랑 샤스타데이지 모종들을 한 구루마 실어다 여기저기 심었다.
이노무 들냥이들이 어제 쌈박질을 했나 온통 흙을 파뒤집고 꽃들을 파내고 난리부르스를 쳐놨네…
그걸 도로 줏어다 심고 물주고…
어제는 삽질을 무수히 했다.
소외양간 자리에 이런저런 무져둔 것들이 많아 그걸 치우고 긁어내어 거름터미로 몇 수레나 실어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덥지않아 일하긴 좋더라. 대신 먼지가 장난아니어서 애먹었지.
뭐든 심으려면 거름이 좋아야 한다.
거름터미를 이번에 새로 크게 만들려고 자리잡아놨다.
거기에 밭에서 나오는 온갖 부산물들 닭집에서 나오는 것들 방아찧고 나오는 것들 등등 모두모두 갖다 무져둘 셈이다.
거름없이 아무 농사도 안 된다.
내일은 모레 올 손님맞이 준비를 또 해야 한다. 열댓명 온다는데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홀가분하다.
미리 해놓고 쉬어야지.
이젠 조용히 살고 싶다고 나무꾼에게 말했다.
동감이라고 하긴 하더라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