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일교차가 커서

산골통신 2026. 6. 3. 20:35

아직도 아침저녁으론 선선하다.
땀흘리고 일하다 젖은 옷으로 들어와 조금 선선해진 해질녘 마당에 앉아 있다가
목감기 코감기 다 걸려버렸네…

산녀 평생 감기하고는 별로 안 친한데 나이들고부터는 장담을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금방 털고 일어나니 신경 쓸 건 없는데  나무꾼이 난리 난리~
당신이 들고댕기며 먹는 감기 상비약?! 을 건네주고 갔다. 꼭꼭 먹으라고…
산녀가 평소 아프다 하는 적이 없었던지라 간혹 아프다 하면 그건 진짜 아픈거고 큰일이거든…
어제그제 약 먹고 오늘은 말짱하다.
밤바람 시원하다고 마당에 오래 앉아있었던 것이 탈이 난겨! 조심해야겠으 ㅎㅎ

올해 매실 따러 오는 팀은 다 정해졌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이다.
그 준비가 만만찮다. 웃기는 건 매실 따는 데는 일거리가 없는데 그 손님들 뒷바라지가 큰일이다.
아궁이 불 피울 장작이랑 불쏘시개용 갈비 준비해놔야 하고
김치랑 반찬은 있으니까 걱정없고 쌈장도 넉넉히 만들어두고 인원수대로 그릇 수저 컵 등등을 갖다놔야한다. 은근 이것도 일거리다.
다만 고기와 음료는 취향대로 알아서 자진납세하라 했다.

이 산골에 뭐 볼게 있다고 자꾸 오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뭐 한번 오면 자꾸 오려한다.
김치랑 장작만 던져주고 니들 알아서 하거라 하는 산녀 때문이라는데…
허나 몇년 전부터 일절 외부 손님은 거절하고 형제들이랑 최소 지인들만 허락해왔다.
나무꾼은 원래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하고 산녀도 몇년전부터 건강에 이상신호가 잡혀 약을 먹고 있는 신세라… 나무꾼이 단호하게 단속을 하고 있다.
평생 사람 불러모아 먹이는 걸 좋아하는 나무꾼이 마누라 아프단 소리에 위기 경각심을 느낀 모양…

오늘 하루종일 흐렸다. 비가 올법도 한데 내일 온단다.
텃밭에 여름에 먹을 상추 모종 내다 심고 고추골에 웃거름 좀 해주고 아궁이 재 쳐낸 거 두 양동이 갖다가 정구지골에 훌훌 뿌려주고 여기저기 눈에 띄는 잡풀들 좀 뽑아줬다.
비오는 날 허둥대지 않게 비설거지 단디 해놓고 쉴란다.

감자가 곧 캘 때가 다가오는데 진딧물이 끼었더라. 하지 무렵 캘건데 진딧물 약을 치긴 늦었고 물 호스를 갖다가 뿌려줬다. 좀 씻겨나가라고~
내일 비가 올거니까 괜찮을거다. 가물면 진딧물이 끼고 습하면 탄저병이 온다.
간간이 비가 오긴 왔어도 목마름만 해결해준 것일 뿐 계속 가물었었다.

시방 봉덕이는 삐졌다.
글 치고 있는데 옆에 와서 툭툭 치길래 뭐라 했더니 빽 돌아가서 가까이 안 온다.
고양이들은 알아서 잘 노는데
왜 개들은 알아서 못 놀까?!
산녀는 고양이가 제일 좋다. 개는 참 성가시고 불편하다.
든든한 건 있는데 그것 뿐이다.
진돗개 한쌍 데려온다고 하는 나무꾼을 애써 뜯어말려서 봉덕이 한 마리만 키운다.
왜 남자들은 자기가 밥주고 놀아주지도 않을 개를 자꾸 데려오려고 하는 거여?!
큰 아이도 어디 유기견이나 유기묘 사연을 듣거나 또는 어디 강아지 태어났다고 하면 여기로 데려올까 꼭 묻는다.
칼같이 거절한다! 니네집에서 키워!!!

고추 자빠지지 않게 고정시켜주는 클립을 사서 끼워줬다. 고추끈이 저게 아니라 더 굵은 걸 했어야 했는데 뭐 큰 차이는 없을듯…

500 포기를 다 하느라 시간 꽤 걸렸다.
해놓고나니 흔들리지도 자빠지지도 않으니 안심이 되더라.
해마다 고추 자빠져서 애먹었거든!
올해는 고추말목도 튼튼하고 고정 클립도 해줬으니 괜찮을겨!

봉덕이 달래놓고 들어가야겠다.
작은아이가 배달시켜준 간식 하나 입에 물려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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