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드뎌 비…

산골통신 2026. 5. 20. 09:06

비가 곱게 곱게 내린다.
얼마만의 비인지 가뭄끝 단비란 이런 거지!

바닥을 드러내는 냇가 봇물을 끌여들여 모내기를 하는게 참 안타까웠는데…
트렉터가 논을 가는데 먼지가 펄펄 나는기라…
봇도랑에도 그리 많은 물이 내려오지도 않고 예전같지가 않아.
어쨌든 오늘낼 좀이라도 비가 내리면 도움이 되겠지!!!

산녀 평생 감자밭에 물 주긴 첨이라~
마늘양파밭에도 물 주느라 스프링쿨러가 돌아가고 과수원에도 난리들이라…
감자섶이 좋으면 헛고랑 흙이 안 보이는데 이건 뭐 감자 포기포기 다 드러날 정도로 납작 엎드려 자라질 못하고 있더라니께…
이번 비로 기운을 차리길 바랄 수밖에.

어제는 바짝 말라 굳은 밭고랑을 호미로 득득 긁어가며 풀을 뽑았다.
이리 가물때 풀 잡기는 수월하다. 뽑아놓으면 싹 말라죽으니까.
그동안 해야지 해야지 하고 미뤄왔던 곳들을 싹 해치웠다.
이러면 비가 와도 걱정없지!

낮에 이웃 아지매가 미장원 가자고 불러내서 간만에 머리를 확 볶아버렸다.
이 산골마을분들이 산녀를 아주 이뻐한다.
딱 한 집만 빼고!!! 또 한 집이 있었는데 그 종자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더는 산녀를 괴롭히지 못한다. 그 두 집이 산녀를 미워하는 이유는 산녀가 가진 전답을 못 뺏어서라고나 할까… 자기것도 아닌걸 그렇게나 욕심을 내고 또 내면서 산녀를 쫓아내고 싶어한다.
어디서 저런게 들어와서 안 꺼더가고 있냐고 며칠전에도 욕을 하더라만… ㅋㅋ
날 쫓아내면 자기것이 되나? 그것도 아닐텐데… 참말로 어리석다니께…
다들 귀신은 뭐 먹고 사냐고 한탄을 하는 남은 그 딱 한 집은 은근 왕따다… 그러나 모르는 건지 모른 척 하는 건지 아주 뻔뻔하게 마을일 온갖 참견 다 하고 감투도 알아서 갖다 쓰고 안 내려놓고 나름 열성이다. 그러나 현실은 공식 밉상으로 등극한지 오래다.

그나저나 산녀가 미장원 가는 날 동네 어르신들 다 아시게 됐다 ㅎㅎ
마을을 벗어나려면 마을을 가로질러야 하기 때문에 눈에 안 띌 수가 없는데 어디 가냐? 왜 가냐? 머리 하냐? 어디서 했냐? 어디 보자!
아주 관심 집중! 온동네에서 산녀 머리 볶은거 당일에 다 소문났다!!!
우리집 식구들도 아직 모르는데 마을 사람들은 다 아는 웃긴 이야기…

오늘은 물 안 줘도 되니 참 좋더라.
모처럼 한가한 아침나절이여…

꽃들은 비에 죄다 드러누웠다.
비는 곱게 와도 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마당에 있던 연화분 두 개를 마저 연못으로 보냈다.
한 포기는 산밭 연못으로 한 포기는 아쉬람터 연못으로…
먼저 보낸 아이들은 잎이 제법 올라왔더라. 물이 좀 부족하긴 한데 이번 비에 좀 채워지려나…
이번에 심은 곳은 연못 수위가 깊어 잘 심겨지진 않았는데 어찌 잘 살아붙길 바란다.
마당에 하나만 남겨뒀다. 새들과 들냥이들 봉덕이가 그 연화분 물을 잘 마시더라고…
희한하게 깨끗한 그릇에 담아주는 물은 거들떠도 안 보고 꼭 그 연화분이나 부레옥잠 띄운 물을 마시대… 그 물이 더 맛있나?!

글라디올라스 말목 26개나 박아줬다. 작년에 캐서 보관했던 구근들이 다 싹이 터서 엄청 많다. 1미터 80짜리 말목이니 글라디올라스 키를 감당해줄거다.
지난번에 고추말목을 폐파이프를 잘라 장만을 해놔서 그간 쓰던 고추말목들을 요긴하게 꽃밭 등등에 쓸 수가 있게 되었다.

어제는 땀이 날 정도로 더웠는데
오늘은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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