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늘 그러하듯이…

산골통신 2026. 6. 1. 21:20

해가 뜨기 전 일어나 일하러 나가고
해가 져서 어둑해져서야 집에 들어온다.
사이사이 삼시세끼는 챙겨먹을 수 있으면 먹고 건너뛰면 두끼로 넘어가기도 한다. 뭔 문제 있나 뭐…

고추골 안녕한가 들여다보다가 고추순을 따야겠더라고… 어느새 쭉쭉 자랐어! 냉큼 바구니랑 바퀴의자를 갖고와서 세 바구니 그득 땄다.

무성무성하게 방아다리 밑으로 곁순이 난 건 따줘야 통풍도 잘 되고 위로 고추가 잘 달린다.

올고추인지 벌써 고추들이 막 달렸다.
방아다리 가운데 열린 놈은 다 따줬지. 아지매들이 이구동성으로 따내라고 성화를 대서리…

경로당 뒷편에 고추밭이 있는고로 산녀가 고추밭에 출몰하면 어김없이 할매들 레이다망에 걸려서 경로당에 들어가 놀다가 밥먹고 가야 한다.
이날 몰래 도망치다가 딱 걸렸다.
따낸 고추순 반찬 해드시라고 조금 드려서 그거 반찬해서 밥 잘 묵고 왔다. 소주 일병 곁들여서리…
아주 산녀를 술동무로 여기시는듯~

따갖고 온 고추순을 가마솥에 두 솥 데쳐서 소분 냉동해놨다.

정구지밭이 오래묵어서 캐옮겨야 하는데 이날 마침 손이 가서 한바탕 삽질했다.
낫으로 베어낸 정구지는 다듬어서 반찬해두고

총 여섯 봉다리 나왔는데 한 봉다리 헐어서 우리 먹고 나머진 냉동고에 쳐박았다.
이건 나무꾼 일터로 하나도 안 보냈다. 산녀가 좀 이런 사람이다 ㅎㅎㅎ
나무꾼 일터로 간 이번주 찬거리는 상추 한 바구니 곰취 한 봉다리 열무 한 봉다리 달걀 서른알 고추장 한 통~

정구지밭에 웬 아욱이 자라느냐고오~
몇년 전에 아욱씨 한번 옆 고랑에 뿌렸었는데 해마다 씨가 어러져 자연적으로 자라고 또 자란다. 야금야금 정구지밭으로 쳐들어오더라고… 사이사이 정구지 뿌리 캐내느라 애묵었음!
아욱은 나무꾼 일터로 한 봉다리 보냈음!

일일이 파내어 다섯 다라이나 옮겨 심었다.
헛간 옆 귀퉁이 쪼만한 남향받이 땅이 있는데 가끔 쪽파나 삼동추나 심어먹고 그랬는데 그만 구찮아서리 안 들여다 봐도 잘 사는 정구지나 심어놓고 잊어버릴려고…

이게 삼색병꽃인가벼~
어느해 작은 뿌리 하나 먼데서 와서 심어놨는데 올해 첫 꽃이 피었다! 작년에도 피었었나?! 왜 기억이 없지?! 올해 부쩍 자랐더라구!!!
기존에 있는 병꽃은 빨간색 계통인데 얘는 참 재미있는 색이네…
삽목한 세 그루도 꽃이 피었더라구…
꽃 지고나서 삽목을 더 해놔야겠다! 참 이쁘네!!!

문득 가본 상당 매실밭…

약을 아예 안 치고 방목을 하니 한번 병이 오면 와르르 떨어진다.
특히 가물면 더 심하고…
매실 따러 몇 팀이 온다고 연락이 왔다. 올해는 일찌감치 병 오기 전에 따버릴려고 작심했다.
이번 주말에 한 팀 오고
다음 주중에 한 팀 오고
또 한 팀은 언제 올지 말만 무성하고 오긴 올거다. 몇달 전부터 오니마니 안달을 냈었거등…
또 한 팀은 일정 정해지면 연락 준단다…
도시장정은 20일 이후에 온다고  연락왔고~
이 양반은 황매실 아니면 취급을 안 해서리…
황매실로 담은 술에 홀라당 반해서 해마다 황매실로 술을 담궈서 친구들하고 술잔치 하는 낙으로 산다.

나무꾼이 풀을 매주 시간나는대로 깎았다.
아까 낮에까지 풀 치고 일터로 돌아갔다.

해마다 이 산골로 매실 따러 오는 사람들은 이 아궁이에 솥뚜껑 삼겹살 해먹을 목적으로 온다. 매실은 핑계다.

엄니집 아궁이들 어제오늘 한바탕 헤쳐모여했다.
따로 떨어져 있던 두 아궁이를 위치를 옮겨 한데 붙여놨다.
내화벽돌이 아니어서 화기에 다 깨졌는데 뭐 그래도 괜찮다.
솥에는 수육을 하고 솥뚜껑엔 삼겹살 굽고 그럴거다. 해먹고 놀라고 준비해주고 산녀는 토껴야지~ 이젠 밤새 놀 체력이 딸린다고!!!

마당 가운데 있던 방티연못이 이사갔다. 흙을 세 구루마 실어와서 메꿨다.
은근슬쩍 손주녀석의 미끄럼틀이 들어오더니 올 여름 풀장도 설치해야한다네~
그러니 우째 수련 연못이 방을 빼줘야지 뭐…

우리집 마당에 있던 아궁이 두 개를 또 같이 옆으로 밀어서 딱 붙여놨다.
그러고 나온 터에 삽질해서 방티연못을 묻었다.
마당 가운데 너르게 흩어져 있던 화로며 항아리며 등등 살림살이들이 한 곳에 다 모였다. 뭐 이것도 좋구만…

그제 산녀가 삽질을 좀 해놨더니 어제 나무꾼이 마무리를 해줬다. 산녀가 시작을 안 하면 당췌 아무도 안 하거등! 삽으로 막 파제껴놓으니 일이 된다구!!!
수련을 네 조각을 내어서 이사를 시켰다. 비닐하우스 안으로 두 포기가 가고 마당에 두 포기를 냅뒀다.

개구리들도 같이 이사를 왔다. 어찌 알고 으쌰으쌰 이사를 오대?!

드뎌 제비 새끼들 몇 마리인지 확인이 됐다. 총 4마리~ 제법 컸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으려니 부모제비들이 막 주의를 줘서 싹 들어가버리더라.
좀만 더 크면 집을 떠나겠구나…
한번 더 새끼를 치기도 하던데 그건 두고봐야겠지…

올해 유난히 이 산골에 제비들이 많더라…
집집마다 제비집이 하나둘씩은 있어…

오늘 마당에서 유혈목이 한 마리 잡았다.
샘가 수국 화분을 들어 옮기다가 똬리틀고 들앉은 놈 발견~
바로 괭이로 잡아 내다 던졌다.
여기는 내 영역이여!
뱀기피제를 울타리 빙둘러 뿌려놨다.
그러면서 얼쩡거리는 봉덕이 한번 야단치고! 너 뭐하는겨?! 집 안 지켜?!
들냥이들 다 내쫓으니까 뱀이 들어오잖여!!!

산책을 한동안 안 나갔더니 봉덕이 잔소리가 나날이 심해져서 오늘 해거름에 한바퀴 돌다 왔다.
들어오는 길에 한 아지매한테 붙들려 커피 한 잔 얻어마시고~ 막무가내로 붙잡아 끌고 들어가는데 당해낼 재주가 없네!!!
이 아지매는 목소리가 워낙 크고 말이 많아서 온 동네에 다 들린다.
해서 산녀가 오늘 그 집에 붙잡혀 가서 커피 한 잔 했다는 거 온 동네 사람들 다 알거라는…
산녀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ㅠㅠ
몰래몰래 살금살금 댕겨야 한다.
앞으로 그짝 길로 댕기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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