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 하느라 밭에서 땅강아지로 살던 동안
뒷산 상당 산밭에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지고… 누가 보던 안 보던 각자 삶을 살아가고 있더라.
역쉬 사람보다 꽃들이다!

오늘은 두루두루 물을 흠뻑 뿌려주고나니 그뒤 할 일이 딱히 없더라.
정구지밭하고 여기저기 풀을 뽑아주긴 해야하는데 선뜻 손이 안 가서 돌아서고…
고추밭에 가서 방아다리에 달린 아기고추들을 따줘야 하는데 또 할매들한테 붙잡힐까봐 다음에 ㅎㅎ

그래서 봉덕이도 안스럽고 해서 데리고 간만에 산밭에 올라갔다.
묵혀진 밭들이 보기싫지만 어쩔 수 없고…
예초기가 들어가야 할 정도로 우거진 풀들~
매실 따기 전에는 하겠지.

간만에 간 봉덕이는 신이 났고~

불두화는 어마무시하게 피었고~

연못 물은 많이 줄었더라. 뭐 비가 왔어야지…


가장자리에 심은 꽃창포랑 아이리스들은 세력이 대단하고…
심지 않은 찔레덤불이 여기저기 자라네.


재작년인가 심은 샤스타데이지가 여기저기 씨가 번져 꽃을 피우니 마치 야생화 들판인듯…

뭔가를 발견한 봉덕이 하염없이 한 곳을 쳐다보고 섰다. 꿩이라도 봤나?!


풀 뜯어먹는 봉덕이



이른 아침 자고 있는 봉덕이
참 곤히 자더라. 솔갈비 한 푸대를 깔아줬더니 그곳이 이놈 잠자리가 되었어…


오늘은 한가하다.
심을 건 거진 다 심었으니 밭일은 한숨 돌리고
헛고랑 풀은 제초매트를 깔았으니 호미질 할 일은 그닥 없고
남은 건 포트에 묻어둔 토란 서른개 비오는 날 갖다 심기로 하고
논에 모내기 하는 일정만 챙기면 되겠다.
웃논은 어쩌다 하게 되었으니 아랫논들 삶고 모내기 하고 빈모 뜬모 모들구기하고 물꼬 열고 닫는 일이 있는데 그건 뭐 정해진 일손이 있으니 수월하다.
살짝 농한기?!
그건 아니고… 잠시잠깐 이렇게 숨 돌릴 때가 있는 거지 뭐~
쪽파 캐서 엮어널어야 하고
그 자리에 들깨 모종해야 하고
심심하지 않을 정도의 일거리는 늘 있다.
참깨 심어놓고 비가 오지 않아 싹이 안 트니 다들 애가 탄다.
작물들이 납작 엎드려 키가 안 큰다고 걱정들이고…
마을 아지매가 미장원에 같이 가자고 잡아끈다. 다음주 평일에 같이 가자네~
당신은 커트하고 산녀는 파마하고 그러잔다.
산녀가 며칠전에 머리를 확 뽂아버렸으면 딱 좋겠다고 푸념했더니 그러신다 ㅎㅎㅎ
우리나라 아지매 할매들 헤어 패션이 뽀글이 인 이유를 절절이 깨달았다.
세상 편한 스타일이다!!!
거추장스런 머리카락 짧게 자르고 확 빠글빠글 볶아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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