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방부목 데크 한 무더기를 사놓았는데 하고자 했던 공사를 못하면서 그 데크들은 삭고 비틀어지고 있었다.
그걸 본 작은아이가 작년인가 아랫채 외벽이 보기싫다고 드릴가지고 탕탕 들이박아놓더라.
그래도 워낙 많아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산녀가 호시탐탐~ 오며가며 노려보고 째려보고 있었지.
저걸갖고 쿠바식틀밭을 만들면 딱인데!!!
드릴하고 나사도 있으니 모든 재료가 다 갖추어져 있는데 정작 일할 사람이 없으…
산녀는 완전 기계치라 망치질은 잘해도 기계는 무서워한다.
아이들은 오기 바쁘고 가기 바쁜지라 할 사람은 나무꾼밖엔 없는데 그 나무꾼도 가끔은 얼굴 보기 힘드니 하세월 하릴없이 노려보고 째려보고만 있었더라…
그러던 차 어느날 혼자 해보지 뭐 하며 텃밭에다 줄자갖고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말뚝 박고 줄 매고 삽질하고 등등 사부작사부작 산녀가 혼자 뭔가를 하고 있으니
보다못한 나무꾼이 해주겠노라고!!!
일은 저지르고 뛰어야지 가만 있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구!!!
드뎌 다 만들었다.
나무꾼이 주말마다 방부목 데크를 자르고 박고 하느라 애를 썼고 그 뒤에 땅 파고 흙 채우고 하는 뒷마무리는 산녀가 했다.



텃밭에 크고작은 틀밭 5개를 만들어놓고보니 아이고 이쁜거~ 나무꾼도 이정도로 근사할 줄은 몰랐던지 자꾸 더 만들잔다!
그래서 비닐하우스 안에도 3개를 더 만들어놨다구…



이게 참 요긴햐…
길이는 3미터60짜리 방부목 그대로 쓰고 폭을 1미터20으로 삼등분해서 잘라 박으니 딱이여!
몇년마다 파손된 곳들 수리보수를 해줘야 한다는데 매해 비닐 피복하고 걷고 하는 것보다 낫지 뭐~
바퀴달린 의자 타고 앉아 허리 굽히지 않고 고랑고랑 다니면서 일을 하니 아주 편하다.
거름을 넉넉히 뿌리고 괭이로 섞어 물을 흠뻑 뿌려줬다.
틀밭의 단점 중 하나는 흙이 마르기 쉽다는 건데 그 대안으로 땅 속에 점적호스를 깔아놓기도 한다.
하지만 산녀같은 경우 지하수가 가까이 있어 물 주는 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 괜찮다. 물 주기 힘들다면 높이를 낮게 하면 별 문제없다.
이제 틀밭을 다 장만했으니 모종들을 내다 심어야 한다.
상추를 시작으로 각종 쌈채소와 대파를 심었고 루꼴라랑 바질도 몇포기 심었다.
다른 모종들은 한참 싹트고 자라고 있는 중이라 천천히 해도 된다.
이웃 갑장총각이 토란씨가 많으면 좀 달라고 해서 한 봉지 담아갖고 마실 나갔더니 아지매들을 만나 두루 나눠드렸다. 지난 겨울에 토란이 다 썩었다고… 산녀네도 반이상 썩었더라구. 다들 아쉬워하길래 좀 낫게 나눠드렸네.
올해는 밭장만이 늦어 토란을 포트에 묻어놨다. 총 68개 만들었는데 오일장에 파는 걸 보니 작은 포트에서도 잘 자랐던걸~
밭장만 되는대로 나머지 토란도 갖다 심어야지.
갑장총각이 아지매들이 다 갖고 가는바람에 모자른다고 더 달라더라. 다섯알만 달라시더니만 반이상 갖고 가심!!! 갑장총각은 말도 못하고 나중에 산녀에게 하소연… 더 주지 뭐 ㅎㅎ
요즘 오일장은 모종장이다. 온갖 모종들 묘목들이 다 나와있다. 막 눈 돌아간다.
맘같아서는 돈 뭉치 들고 여기저기 눈 가는대로 다 사갖고 오고 싶더라~
오늘은 삼잎국화를 뿌리채 파다가 일오재 뒷편 돌축대 밑에 줄줄이 심었다.
삼잎국화를 그동안엔 꽃으로만 보다가 나물맛이 괜찮더라구… 또 얘들이 자꾸 덩치를 키우고 막 번져나가서 교통정리도 필요하고 해서 등등… 해서 꽃밭에는 엉켜있어 파내기 어려운 애들만 냅두고 다 퇴출~



삽으로 팍팍 파서 포기를 나눠 심었다.
잎은 따서 나물로 먹고~ 얘는 성장이 좋아서 자꾸 잘라먹어도 계속 돋더라구!
축대 밑 한갓진 곳에 심었으니 막 번져도 괜찮다.이 밭에는 곤드레와 눈개승마를 갖다 심을거다.
해마다 밭을 안 갈고 그냥 산나물밭으로…
토란도 여기다 심을까~ 뭐 일단 두고보자구!


소래풀꽃이 이정도로 잘 번지는 애인줄 몰랐다! 대단하다!!!
아아주 맘에 든다! 얘들 기세에 다른 애들은 다 파묻혔다. 풀만 나는 곳곳에 이놈 당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