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아이들 온다기에 밥 차려놓고 우리는 밭갈러 나갔었지.
나무꾼이 관리기로 로타리 치고 있는걸 8고랑으로 골을 따 달라고 말하고 산녀는 우물가 도랑에 미나리를 베러 갔다.
근데 가는 길에 도랑가에 달래가 와우~ 무더기로 있네?!
이건 못 지나가지! 얼렁 집으로 뛰어가 호미를 갖고와서 왕창 캐갖고 왔다.
미나리도 한 바구니 베고~ 아직 어려서 조금만!!!


이건 또 언제 다듬어서 먹냐?!
당장 먹을 것만 다듬어서 한 접시 만들었다. 참 연해서 한 접시 뚝딱 사라졌네!


낮에 이 밥상만 후딱 차려놓고 니들 도착하는대로 알아서 먹거라 하고 산녀랑 나무꾼은 밭으로 튀었지!
바쁘면 바쁜대로 한가하면 한가한대로 삽세~

그날 산녀가 정신없이 바빴던 이유는 또 있었다.
아침 일찍 나가서 보 청소하는 날이었거든!
해마다 봄이면 논농사 하기 전 냇가에서 끌어들인 봇도랑 즉 농수로 청소하는 거…
삽이나 갈퀴를 갖고 나가서 돌 자갈 흙 등으로 막힌 부분 쳐내고 검부지기 등등 치우고


검부지기들은 한군데 모아서 사람들 감시 하에 안전한 곳에서 들불놓아 태우고…

그런 다음에야 저 위 냇가 상류로 올라가 막아둔 보를 열었다. 이제 겨우내 비었던 봇도랑에 물이 흘러내려온다.
올해 논 농사가 이제 시작인겨!!!
이 보 청소를 해마다 산녀가 울집 대표로 나간다. 저 봇물을 끌어다 쓰는 논밭 주인은 한명씩은 꼭 나와야 한다. 총 17명 다 나왔더라. 안 나오면 벌금 10만냥이다.


나무꾼이 고구마 심을 밭 로타리를 치고 있다.
산녀가 미나리 베러 간다 달래 캔다 어쩌고 한눈 판 사이에 8고랑 만들라고 한 걸 그새 까묵고 7고랑을 만들어놨네…
그럼 양 쪽으로 남은 반쪽 고랑은 어쩔겨~ 에잉… 나중에 수습해야지 뭐~
큰아이가 괭이들고 거들어주니 장정 일손 있는 김에 후딱 비닐 씌우고 끝냈다.

밥 다 먹고 난 손주가 밭고랑에 나와 앉아 흙장난 하고 놀더라. 근데 아이답지 않게 한깔끔하는 놈이다. 손에 흙 묻었다고 탈탈~ ㅎㅎ

아이들이 다듬은 이 달래는 다 싸줬다.
가져가서 달래튀김 해먹었다더라~
달래장 부지깽이나물 눈개승마나물 삼동추나물 정구지 명이나물김치 도토리묵 쪽파김치를 한통씩 가져갔다.
아들내외가 우리랑 식성이 같으니 그건 참 좋더라. 그리고 며느리가 나물을 더 좋아하니 있는대로 다 싸줬다.
전날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도토리묵을 후딱 한솥 쑤어놓고 도로 잤다. 묵은 굳히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전날 해야 다음날 먹을 수 있거든… 해놓길 참 잘했지~ 먹고 남은 묵 다 가져갔다!

어제까지 정신없이 보내고 나무꾼도 일터로 보내고나니 이제사 한가해졌다.
오늘은 간밤에 밤새 내린 비로 밭일을 못하니 낮까지 쉬었다가
비닐하우스 안에서 씨앗 파종을 했다.
모아둔 씨앗 상자를 가져다가 늦었지만 상추 파종도 하고 이런저런 꽃씨들도 파종하고 등등…
저거 다 어따 심을꺼나~ 또 일거리 장만일세… 앞으로 씨앗은 조금씩만 받아놔야겠으…
이름표를 일일이 박아놨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봄나물시작하다. (14) | 2026.04.08 |
|---|---|
| 비를 피해 일하기 (10) | 2026.04.06 |
| 드뎌 봄나물밥상이야. (12) | 2026.03.31 |
| 일 하는 게 훨 편해… (12) | 2026.03.27 |
| 뭐든 갖다 심자~ (10) | 2026.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