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드뎌 봄나물밥상이야.

산골통신 2026. 3. 31. 09:16

달래 언제 나오느냐고 성화를 대던 큰 아이가 주말에 온단다.

달래장 부지깽이무침 눈개승마무침 쪽파김치 삼동추겉절이
이맘때 즈음이면 원없이 먹을 수 있다.

저 오뭇넘이 고개 넘어 묵밭 밭둑에 엄청나게 달래가 자라고 있더라고…
봉덕이랑 산책하다가 발견해서 다음날 아침 서둘러 호미랑 바구니 들고 뛰갔다.

이거 언제 다 다듬냐!!!
이래 많아 보여도 다듬어 반찬 만들면 양이 그리 많지는 않다.
두번에 걸쳐 그득 캐와서 두루 나눠줬다.
오늘 나무꾼 일터엔 달래 파튀가 벌어질듯~

감나무 아래 밭둑에 심어둔 명이나물~
장아찌를 담그니 여엉 잘 안 먹어서 김치를 담아보려고!

올해 첫 정구지! 이건 사위도 안 준댜~

야생고들빼기 캐와서 데쳐 무치고~

이리저리 찬 만들어 밥상 차렸다.
봄이면 풀떼기로만 차릴 수 있다. 너무 풀떼기라 멸치볶음 하나 곁들임 ㅎㅎ

솔숲너머 상당엔 매화가 만발했다.
이 정경을 제때 봐야해서 봉덕이 데리고 올라갔다.

전지를 두 해 해주질 않아 수형이 좀 엉망이다. 간벌을 해서 다른 수종을 섞어 심을까 궁리 중이다.

연못 주변 붓꽃들이 촉을 올리고 있다. 노랑 분홍 하양 보라~ 색색이 다 섞여 핀다.

올라갔다가 옆산에 성묘하러 온 마을 동생을 만나 산소 앞에 퍼질러앉아 막걸리 얻어마시고 놀다 왔네.
그 동생은 부모와 비슷하게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마을에선 반미치광이 바보 또라이 대책없는사람으로 취급하고 싫어하고 곤란해 하지만 희한하게 산녀는 그런 사람들이 좋다.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다가 그저께에야 깨달았다.
그런 사람들은 남 뒤통수 안 치고 속이 검지 않으니까!!!
속과 겉이 같고 투명해서 솔직하고 직설적이거든.
산녀와 같은 과!!! 동족이여~

해서 그날은 막걸리 한 병 나눠마시고 울집까지 와서 차 한 잔 마시고 헤어졌다.
그 동생 부모와 산녀는 작은 인연들이 좀 있지..
몇년 전 그 딸이 부모 간병하러 이 산골에 내려왔다가 정착했다.
대화는 거의 일방통행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묻고 싶은건 거침없이 묻는다.
산녀는 그냥 듣고 웃고 대답한다.
많이 외로운갑더라.
엄니가 꿈에 나와 부르더래. 그래 산소에 올라와보니 멧돼지가 묘 주변을 파헤쳐놨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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