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강제 다욧인겨?!

산골통신 2026. 3. 22. 21:18

내일 나무꾼의 대장내시경 일정이 잡혀있다.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해서 같이 서울에 왔다.

옛 생각이 스멀스멀~
병원이라면 진절머리가 나는데 그 병원에 내일 또 가야 한다.
검사 결과 아무일 없기를…
그간의 이유모를 두통과 기타등등 통증도 해결책이 나오기를…
뭐 안 나와도 별 수 있나… 그려려니 살아야지.

봉덕이 밥이랑 들냥이들 마당냥이들 밥그릇을 수북수북 채워주고
달구시키들 물이랑 밥도 골고루 퍼부어주고 왔다.
다들 잘 지내고 있기를…

검사 사흘전부터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나물류 채소류 고춧가루 들어간거 김 미역 다시마 콩종류 콩나물 참깨 등등
금지 주의사항을 지키려니
도데체 먹을만한게 없는거라…
한국음식에서 고춧가루 안 들어간 음식 찾아봐봐여~
육류도 닭고기밖엔 안되고
생선은 되더라마는…

두부 순두부 연두부 생선 닭가슴살
빵 우유 달걀 말고는 밥상 차릴 수 있는게 없더라고요!!!
첫끼 두끼는 그런대로 먹었으.
그 다음부턴 고역이더만… 밋밋한 맛이 모조리 고춧가루랑 김치를 불러제끼네~
그리고 하루전엔 흰죽만 먹으랴…
저녁부턴 또 금식이여!
사람잡네!!!

그 고난도 고역을 겪고 있는 사람 앞에서 맛난 김치찌개와 콩나물국을 먹을 수가 있나그래…
산녀도 같이 같은걸 먹었지!

으음…
오늘 점심에는 몰래 김치찌개에 밥말아 후다닥 먹었다!!!
그래놓고 밥맛이 없네~ 그랬네 ㅠㅠ

오늘 저녁엔 굶고 대장을 비우는 약을 마셔야 하는 사람 앞에서 밥을 먹을 순 없어서
구운 달걀과 식빵 몇 조각으로 저녁을 때웠다.
내일 아침에도 그럴거다.

이건 뭐 강제 다욧이네 ㅎㅎㅎ
좋은 일이여~
우리는 이런 일엔 너무너무 적응이 잘 되어있어서 착착 부부공작단처럼 해치우는 지경까지 갔다.

서울은 올때마다 느끼는 건데 참 정이 안 간다. 수십여 년을 살았었던 도시인데도…
올라올 때마다 늘어만 가는 고층빌딩들과 사라져가는 옛 모습들…
그냥 휘리릭 보고 다시금 산골로 내려가야지.

다 잘될거야.
이런 좋은 날도 오는 구나 소리를 하며 살 세월도 올거야~

다행히 날이 안 추워서 좋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러나저러나 봄은 온다.  (4) 2026.03.25
서서히 꽃은 피고…  (8) 2026.03.23
봉덕이의 식량창고..  (10) 2026.03.21
무지막지하게 일한 날~  (16) 2026.03.15
가끔 이런 일도 한다.  (8) 202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