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까지 푹푹 패이는 눈속을 마구 돌아댕기다 왔다.

히야신스와 수선화가 이 눈 속에 어쩌나 보려고… 뭐 야들은 눈이 오던가 말던가 쌩쌩하더만~


가뭄 끝에 단비는 아니고 눈이지만 그래도 가뭄해갈은 되었지싶다.


길가에 심은 소나무가 축축 늘어져있다. 눈 무게가 대단하거등…
마을 길은 동네 장정 하나가 트렉터를 몰고 한바퀴 돌아서 치워놨더라. 물기가 많은 습설이라 송풍기로 안되고 트렉터가 동원되었더라.
우리 마을은 동그랗게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마을길 한바퀴 돌면 끝난다.



꼭 눈이 내리면 봉덕이는 개집에 들어간다.
개가 개집에 들어가는 것이 무에 이상하냐 그러겠지만 우리 6살짜리 봉덕이는 새끼일적부터 절대 개집엘 안 들어갔던 개거등!!! 개집이 세 채나 있어도 거들떠도 안보고 오로지 산녀 소유!!! 인 흔들그네를 차지하고 사는 놈이다.

그러는 놈이 꼭꼭 눈만 내리면 개집에 들어가서 하루죙일 안 나온다. 뭔 이유인지는 모른다. 사진찍어 아이들에게 보내주면 웃겨죽는다고 난리다. 쟤 왜 저러냐고…

오늘도 저렇게 들앉아 있다.
아침 햇살에 눈이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는데 봉덕이는 뭔 생각으로 저리 앉아 있을까?!


꼬마 무쇠 가마솥을 하나 샀다.
식구가 줄어드니 압력밥솥에 밥을 하기 그래서 저 솥에다 딱 2인분 6인분 사람 명수에 맞춰 밥을 하고 누룽지 생기면 물 부어 숭늉만들어먹고 하려고! 6인분 밥을 할 수 있는 용량이란다.
산녀는 누룽지를 좋아하고 나무꾼은 숭늉을 좋아하니 딱이다.

그리고 요놈을 하나 장만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묵는대매… 일단 질렀다.
그동안엔 외발 구루마로 모든 물건들을 실어날랐는데 이건 전기충전식 전동구루마다.
나무꾼이 있으면 뭐 나르는건 일도 아니지만 건강도 안 좋고 봄부턴 뭔일루다 무쟈게 바빠질 양반인지라 농사일은 산녀가 다 해야할 판인기라~ 다 냅두고 밭이나 갈아달라 했다! 나머진 내알아서 할터이니…

평지에선 100키로까지 비탈에선 80키로 운반이 가능하단다.
아까 시운전을 해봤다. 핸들 손잡이만 잡고 있으면 지가 알아서 쑥쑥 간다.
시골 노인네들 타고 댕기는 전동차 생각하면 된다. 토끼와 거북이 속도 표지판이 있더라.
이제 밭에 거름 내는 일부터 슬슬 봄농사가 시작된다.
이놈 있으면 쪼끔은 수월하겠지!
이곳은 산골이라 온천지 비탈길이다.
자고로 어딜 가려면 오르락내리락 무수히 해야한다.
낑낑거리고 이고지고끌고댕길 일은 이제 못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