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녀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간다.
시내 여러 군데 병원을 순례하듯 돌아댕긴다.
한달 치 약을 타는 일이 주목적이다.
몇년 전 부터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그냥 그렇게 되었다.
이젠 그러려니 적응을 하고 산다.
그런데 나무꾼이 또 건강이 안 좋다.
평생 좋았던 적이 없었으니 또 안 좋다는 건 말이 어폐가 있고…
그나마 현상유지를 해오던 것이 이번에 무너진 모양…
병원에선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단다.
진료 중 나온 의사의 말이 걸작이다.
“부모님을 원망하세요!”
고로 못 고치는 유전이라는 거다.
그 몸으로 또 일터로 떠났다.
그 일들을 못하게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다.
가는 차 편에 달걀 한 판이랑 알배추 두 포기 실어줬다. 이 겨울에 딱히 뭐 줄게 없다.
그냥 맘이 가라앉는다. 내가 아픈 건 그럭저럭큰 문제가 없다. 나무꾼이 아프다 하면 그냥 철렁한다. 그래도 이또한 견디고 지나가야겠지… 산다는 것이 참 고단하다…
산녀도 지금 병원 대기실에 앉아 진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말은 쉽게 한다.
건강 잘 챙기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 잃으면 다 잃습니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챙긴다는 것이 그리 쉽나…
챙길 정신이 들 무렵이면 이미 거진 망가진 몸이 되어있더라는…
지인들 건강 형편이 간간이 들려온다.
다들 종합병원 환자들이다…
다들 진짜 다들 건강은 자신하던 사람들이었다. 소식을 듣고 그냥 놀래서 어버버~ 하다 말았다. 세월 이길 장사는 없구나…
산골 마을에 연말 총회가 있었다.
아주 오붓하게 치렀다. 남자 열명 남짓 여자 열명 남짓~ 다 모여도 그렇다.
작년에 세 분이 돌아가시고 한 분이 다치셨다.
60이하 젊은이가 단 한 명도 없는 총회~
다들 보호가 필요한 노인네들이 모여앉아 총회를 했다.
노노케어라고 있단다.
이젠 그렇단다.
제일 어린 축에 속하는 산녀는 그냥 묵묵히 일만 찾아 하다 온다.
이젠 경로당에 모여 놀지 않는다네…
놀 친구도 없고 있어도 오가는 대화가 밋밋하다… 다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간다.
겨울은 특히 그렇다.
봄이 오면 활기를 되찾으려나.
그래서 90노인네도 밭에서 일을 한다.
추운 칼바람이 부는데도 들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을 보고서도 아무 말도 못한다.
산녀도 마찬가지라서…


추운 겨울밤 바람 속에
불멍이 로망인 도시장정하고 삼겹살에 김치 볶아 소주 세 병~ 막걸리 세 병 깠다.
이제 도시장정도 한계가 오나… 마지막 막걸리 한 병을 그예 다 못 마시고 소나무한테 부어줬다.
소나무가 막걸리 무쟈게 좋아하걸랑…

이렇게 겨울이 또 지나가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