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봉덕이는 뜬금없이 저렇게 앉아있곤 한다. 개 머리 속을 인간이 어찌 알겠나…
주로 나무 밑~
그래서 봉덕이의 명상 시간~ 사색 공간이라 이름했다.

마당 구석 모과나무 아래…
오늘의 사색터~ 저기는 우리와 14년을 살다간 고양이 지지와 봉이 자매 무덤이 있는 곳이다. 지지봉이와 봉덕이는 그리 친하게 지내진 않았다. 봉덕이는 카오스냥이 삼숙이랑 찰떡같이 붙어지냈고 집냥이인 지지봉이하고는 서로간 영역을 철저히 지키면서 데면데면하게 살았지.

오늘 저리 앉아있는 봉덕이의 머리 속이 궁금해진다.
주로 명자나무덤불 아래 산수유나무 아래 개나리덤불 아래~
오늘은 모과나무 아래…
삼숙이가 간 뒤로 삼숙이 새끼들을 반강제로 독립?! 쫓아내면서 그 뒤로는 냥이들의 접근을 막더라.
쟈가 집을 잘 지키는지 그건 모르겠다.
우체부나 택배가 오면 아는척도 안 하고 전기나 수도검침원이 와도 내다보지도 짖지도 않는다.
어제 낯선 전기검침원들이 왔다갔는데 집안에서 콩콩 짖기만 하고 나와보지도 않더라…
이거 집 지키는 거 맞냐?!
산골마을에서 봉덕이는 인기다.
이쁜이라고 부르는 아지매도 있고
잘생겼다 착하다 점잖다 아무튼 평이 좋다.
이 작은 산골에 개 키우는 집이 두 집 뿐이다.
우리하고 복실이네~
몇집이 더 있었는데 민원이 많이 발생하야 하나둘씩 처분했다.
주로 개짖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거였고 그 중 두 마리는 묶여있었어도 지나가는 사람이 위협과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사납게 덤벼들었다.
그래서 그 두 마리는 어느날 사라져버렸다.
다른 개들도 마찬가지로 소리소문없이…
복실이네 개는 마을 맨 끝집이라 아랫집에서수차례 원성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두 집이 웬수지간이라 더더욱…
아랫집은 맞불작전으로 개를 키웠으나 되려 자기네가 더 개 소음을 못 견뎌 처분했다는…
이웃 하나가 자기네 집에서 먼 축사에 멧돼지 지킴이로 개를 두 마리 묶어놨는데 어느날 죽어있더라는…
아마도 그 옆 축사 쥔장의 소행이라 짐작이 되지만 심증만 있다고 억울해하더라…
아주 비싼 사냥개였다고… 근데 사실 짖어도 너무 짖었어.
작은 산골 마을이지만 개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어느날 몰살당하기도 하는 걸 봐서는 가끔 쥐약을 놓는듯…
지금 이 산골 마을에 사는 냥이들은 거의 산녀네 집 출신들이다.
봉덕이도 묶어놓고 키우지 않는다고 마을에셔 간간이 뭐라 말을 하지만 울타리를 치고 중문을 해달고 해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다만 집에 볼일이 있어 들어오고 싶어도 못 들어온다고 말을 하는데 그건 좀 그렇긴 한데
그간 우리 봉덕이를 지켜본 이웃들은 봉덕이 참 순하고 착하다고 이젠 뭐라 안 하더라마는…
그래도 개는 개인지라 조심을 해야지!!!
초인종을 해달까?! 이 산골짝에 웬 초인종?! ㅎㅎ 부질없다…. 몇날며칠이 가도 사람 구경 못 하기도 하는 이 골짝에…
어제 동지에 마을이 조용했다.
이제 마을 일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앞서 나가는 이들이 몇 없다. 그리고 나이들이 들어가니 열정들도 사그라들어 힘들어하시더라.
주로 아지매들은 메주방이라고 메주 쑤어 매달아 띄우는 군불때는 방이 하나 있어서 그곳에서 찜질도 하며 노시고
할매들은 이제 화투 칠 인원이 모자른데다 사이들이 안 좋은지 당췌 모이지를 않는다.
아재들이나 할배들은 아직도 현역들이라 노상 들에서 사신다. 아니면 물건너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노시고~
이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