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이 겨울에 딸기~

산골통신 2025. 12. 16. 12:52

원래 딸기는 모내기철 한참 바쁠 때 익는다.
해서 생전 엄니 하시는 말씀이…
”도대체 따먹을 새가 없어!!! 바빠서 언제 딸기 뒤져먹고 있냐?! 또 만지면 다 물러터지고 이래갖고 딸기 장사인들 해먹겠어?! 내 다른 건 다 할 수 있어도 딸기장사는 못 하겠다!“

오월 유월에 꽃이 피고 달리고 익어가니 한창 바빠죽는 농사철이라 오며가며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가 보여도 따먹을 새가 없다.
늘 쥐나 새들 차지가 되가 일쑤~
산토끼인지? 산짐승들이 와서 갉아먹기도 하고…

몇년은 손주들 주려고 가꾸시다가 냅다 치워버리셨더랬다. 딸아이는 그당시 할머니가 얼려서 만들어 주시던 딸기미숫가루아이스케키를 기억한다.
너무너무 맛있었고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맛이라고…

딸기를 텃밭 가장자리에 심어뒀다. 운 좋으면 따먹고 정신없이 바쁘면 그냥 잊혀지고 마는…

어느해 찍박골 아지매께서 딸기모종을 화분에 심어 처마에 매달아놓으셨더라고?!
딸기가 새끼를 치면 마디 줄기가 쭉쭉 뻗어나가는데 그게 축축 밑으로 늘어지니까 얼레?!
봐줄만 하네?! 이쁘다!
당장 화분 두 개 만들어 높은데 올려놨다. 처마엔 매달데가 없어서리…
음… 괜찮다!

해서 해마다 화분에 키우다가 겨울엔 처마밑 온실에 들여놓는데 올겨울이 따신가… 꽃이 피더니 열매가 달렸어!!!
으잉?! 저게 뭐야?! 쟈가 철을 모르네…

요새 사람들은 딸기가 겨울에 나오니까 겨울 작물인줄 알더란다.
딸기는 따뜻한 오월에 열매 맺는 아이야.
얘가 노지에서 월동을 하고 추위에 강하니까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를 해보다가 되니까 대대적으로 그리 키우는거지.
그리고 추운 겨울에 달리고 손으로 만져도 물러터지지 않으니까 따기도 좋고 저장이나 이동도 간편하고
상품성도 좋고 하니까 아예 겨울 작물로 굳어진 거여!!!

그나저나 이 산골짝에서 이 겨울에 딸기 맛을 보게 생겼다.

이른 아침에 불멍 한참 하고 봉덕이 데리고 산길을 쏘댕기다 왔다.
이런 날은 괜시리 멜랑꼴리해지더라구…
까망이와 삼색이가 따라붙었다.
쟈들이 봉덕이를 따라댕기는 이유는 모른다.
사람을 따라댕기는 건 확실히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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