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춥다가 따시다가…

산골통신 2025. 12. 15. 12:23

단감나무에 까치밥 여럿 남겨뒀었다.
마저 따고 싶은 맘 굴뚝같았으나 손이 자래가지 않아 안타까운 군침 흘리며 냅둔~ ㅎㅎ

가을가을할 때 저리 많이 달려있던 단감을 몇 번이고 갖은 방법으로 시도를 해서 딸 수 있는 만치는 따내렸고
나머지는 포기했다.

그 뒤로 동네 까치 두어 마리가 매일매일 식사를 하고 가셨지…

그러다가…
어느날 까치 수십 마리가 날라와 싹 먹어치우고 가셨다!
이 산골동네 사는 까치는 기껏해야 두세 마리인데 어데서 감냄새를 맡고 이리 날라왔을까 싶었네.
이래서 까치밥이라 했나봐! 라고 딸아이가 놀라워하며 외쳤다.

저 단감나무 위 까치들 좀 보소!
놀래서 소리를 치니 반은 날라가고 반은 천연덕스럽게 앉아있더라…

하나 남김없이 싸그리 먹어치웠다.
이건 뭐… 우리 동네 까치들 겨우내 양식을 이웃 양아치들이 쳐들어와 싹 강탈해간 그런 느낌?!
그뒤 까치들은 더는 날라오지 않았다는…

수년 전 조롱박 씨앗이 생겨서 심었더랬다.
조롱박 바가지도 만들어 쓰고 재미났지!

작년엔 안 심었더랬다. 바가지도 쓸만치 있고해서~
올봄 배나무 밑에 조롱박 두 포기가 싹이 터서 저리 주렁주렁 달렸네?!
씨앗이 날라왔나벼… 해마다 그 윗편 언덕에 심었었는데… 바람에 빗물에 아니면 새가?!

미처 딸 새도 없이 어느날 한파에 얼어버렸네!
초록초록하길래 좀 있다 따야지 하고 있었는데~

몇 개인지 세기도 어려울만치 달렸다.
전지를 하지 않아 제멋대로 자란 배나무를 타고 올라갔더라.
얼고 썩어서 쓸데는 없지만 저리 달려있는 모습이 재미나서 걷어내질 않고 있다.
아이가 오며가며 재미나한다.


오늘 낮 해가 참 따시다.
어제는 새초롬하니 추웠는데~
하룻사이에 다시 봄이 온듯~
의자 하나를 가져다 남향 양달에 놓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집안에 있으면 답답한데 이리 날 따신 날 이러고 있으면 참 좋다.

펄벅의 대지에 보면 왕룽 아버지가 노년을 이렇게 햇살바른 양지쪽에서 앉아 시간을 보냈고 왕룽도 후일 이렇게 지냈더라~
산녀도 겨울 따신 햇볕 쬐면서 노닥거리며 지낸다.

오전 나절엔 국화 화분이랑 온실 화분들에 물을 흠뻑 뿌려줬다. 더 추워지면 국화 화분들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여놔야지.
아직 텃밭엔 초록이들이 남아있다.
온난화가 맞긴 한가보다. 예년 같으면 다 사그라져 초록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상추도 루꼴라도 근대도 삼동추도 케일도 청경채도 배추도 정구지도 뜯어먹어도 좋을정도로 남아있다.

씨앗 맺힌채 겨울 맞은 정구지

근대~ 추위에 축 늘어졌어도 햇살만 나오면 생생하게 일어선다.

케일은 겨울에 강하다!!!

삼동추~ 얘는 원래 월동 잘 하는 애고~

루꼴라와 상추…

루꼴라 꽃이 피었다!

청경채는 너무 웃자라서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다.
배추가 속이 안 찬 채 겨울을 맞았는데 쌈으로 먹으면 좋겠네.

텃밭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
작년에도 이랬었나…
온실 안에 들여놓은 딸기 화분에 꽃이 피고 딸기가 열렸다. 딸기가 추위에 강하구나!!!
확실히 겨울이 따시다.
이러다가 맹추위가 몇날며칠 들이닥치겠지만…
삼한사온은 잘 안 지켜진지 오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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