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집 구석구석 손보고 있다.
보온재 시트지를 사고 우레탄폼 양면테이프 비닐 방풍비닐 커텐 등등…
창문을 다 양면테이프를 두른 다음 비닐을 재단해 붙여 막아버리고 나니 확실히 집안 냉기가 줄어들었다.
그 다음은 마루 샤시 창인데 이게 참…
옛날 대청마루 그대로 집을 앉혔기 때문에 건넌방부터 사랑방까지 그대로 주욱 마루…
그러니 아무리 샤시문이 있다한들 겨울 바람을 막아낼 순 없는 일~
비닐하우스용 비닐을 일일이 재단해서 둘러쳐놨다. 그래도 바람이 비닐을 들어올려 풍선처럼 부웅 뜨는 걸 지켜봤다.
그 위에 암막커텐을 둘러치기로~ 그러면 바람도 이중으로 막고 서향 햇볕도 막아주겠지.
헌데 문제는 천정이 너무 높아 2m60cm~
기성품 커텐은 최대 2m30cm~
사서 설치하지 못하고 주문제작을 해야한다는 거~
그럴 순 없지! 천정 밑 작은 창 부분을 시트지를 붙여 막아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그 창문은 안 쓰니까. 커텐과 봉을 주문했다.
자아 이제 다 해결했는데 가장 난제인 화장실~
옛날에 수세식 화장실이 대중적이지 않을때 지은 집이라 집안에 화장실이 없었다.
해서 나중에 덧대어 화장실을 붙였는데 이 망할 건축업자가 엉망으로 지어놓은거다…
지은 첫해부터 수도관이 얼어터지고 해가 갈수록 본채와 화장실이 벌어져서 떨어져나간다는~
이 뭔일?!
겨울만 오면 화장실이 시베리아 벌판이 되었다는…
아무리 바깥벽에 헌이불솜을 대고 안쪽에 난로를 켜놓고 난리를 쳐도 해마다 동파가 일어났다.
울 엄니 고생한건 이루 말 할 수가 없다는…
지금이야 화장실 바닥에 보일러선을 깔고 내벽에 난방보온재를 두툼하게 붙이면 되지만 그때는 그런거 없었다!!!
엄니 가시고난 뒤… 십여 년 동파는 여전히 해결이 안 되었고 빈집이 되어 사람 온기가 사라졌으니 더더욱 집안은 냉기가 가득했다.
그걸 보일러를 최소한으로 가동하고 두루두루 비닐로 바람을 막고 화장실 갈라진 틈새를 막는 일을 이제사 하고 있다.
어제오늘 연속 나무꾼이 우레탄폼을 쏴서 본채에서 떨어져 나가는 그 벌어진 틈새를 일일이 막았다.
틈으로 하늘이 보이고 낙엽까지 굴러 들어올 지경~ 화장실을 이지경으로 지어놓은 그 건축업자 욕을 바가지로 했다. 진작 돌아가신 분이지마는…
일단 바깥 빛이 새어 들어오는 지점은 다 막았는데 그래도 미심쩍어서 보온재 시트지를 구석구석 덕지덕지 위로 쳐발랐다.
이거야 원~ 흥부네 집도 아니고…
보온 시트지로 막을 수 있는 곳은 다 붙였다.
이제사 집안이고 화장실이고 냉기는 어느정도 사라졌다.
보일러 실내온도를 11도에 맞춰놨다.
매일 아침마다 주방 화장실 수돗물을 틀어본다. 동파 노이로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왜 이 집을 유지하려고 하는가?!
왜 부모가 가고 없는 빈집을 부여잡고 이리 애쓰고 있는가?!
도시 사람들은 그런다. 빈집을 임대하거나 매매하면 집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그건 본인 입장이 안되봐서 그런 말을 하는 거다…
다 같은 경우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나는 그렇다.
이 집을 오며가며 지켜보며 쇠락해가는 저 모습을 두고 볼 수가 없다. 이 집을 짓고 사시며 고생하신 과정이 어마무시한데…
유지하는데 돈이 들어도 기꺼이 내 죽을 때까지 부여잡고 갈란다. 내 죽은 뒤에는 모른다.
그래야 내 맘이 편하다.
고로 나를 위한 거라 말해도 무방하겠다.
몇년 사이에 마을에 빈집이 네 집이 더 생겼다.
세 집은 자식들이 간간이 와서 관리를 하는데 애먹는단다.
한 집은 싹 비우고 집만 덜렁 있다.
그래 그 집을 집없는 이에게 빌려줘라 했더니 안된다고 하더란다.
그 심정을 나는 이해한다.
며칠전 두런두런 이야기하다가 계륵이라는 말이 나왔다.
두자하니 먹을게 없고 버리자하니 아깝고…
시골 빈집은 계륵이다.
올 겨울 엄니집 난방비가 좀 나올거다.
감수할거다.
어느 누가 와도 바로 들어와 거처할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할 생각이다.
집은 엄마다!!!
그게 빈집이 되어도 그러하다…
나는 그렇다.
우레탄폼을 쏘는 김에 봉덕이 집 틈새도 막아줬다. 볼품은 없어도 안 추운게 장땡이지~